국립중앙박물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청동기부터 조선까지 각 시대 명품 엄선
"'이건희컬렉션' 성격 보여주고자 해"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종이에 먹, 79.2x130cm(사진=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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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오는 21일부터 2층 서화실에서 특별전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고 이건희 회장 기증명품전’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회장이 박물관에 기증한 ‘이건희컬렉션’을 선보인다. 기증받은 2만 1693점 중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재 77점(45건)으로, 국보가 12건·보물이 16건을 포함한다. 전시를 하루 앞두고 20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수경 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일상화돼야 문화강국이 된다고 생전 말했던 이 회장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잘 알려진 유물들의 진가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라며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명품 유물들을 선보이는 만큼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없다. 다만 이 회장이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연구가 많이 되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대표작들을 이미 만큼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유물은 없다. 하지만 여러 시대를 포괄해 각 시대의 대표 유물을 알아본 이 회장의 안목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철기시대 청동기로 당시 권력을 상징하는 ‘청동방울’(국보 제255호)는 기술혁신과 디자인을 중시한 이 회장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6세기 삼국시대에 제작된 ‘일광삼존상’(국보 제134호)는 손가락 크기 만한 작은 청동에 화려한 불꽃 무늬를 치밀하게 새겨 넣어 성스럽고 고결한 느낌을 느낌을 준다. 또 조선 백자로 넉넉한 기형화 문양이 조화로운 ‘백자 청화 산수 무늬 병’(보물 제1390)은 강세황의 ‘계산허정도’와 어우러져 18세기 문인의 여유로움과 취향을 한껏 느낄 수 있게 한다.
고려 14세기 제작 ‘천수관음보살도’, 비단에 색, 93.8X51.2cm(사진=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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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 유일 ‘천수관음도’(보물 제2015호)와 특유희 섬세함을 자랑하는 ‘수월관음도’도 등 고려불화 2점도 모습을 드러냈다. 700년의 세월이 있는만큼 ‘천수관음도’와 ‘수월관음도’의 화면은 어둡고, 빛에 의한 변색이 심한 회화의 특성상 전시장 조도도 낮아 육안으로는 두 작품의 모습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대신 박물관은 전시장 한켠에 적외선과 X선 촬영 사진을 터치 스크린 영상으로 제시한다. 영상으로 확대해보면 ‘천수관음도’ 광배 뒤에 빼곡히 그려진 1000개의 눈과 손을 자세히 볼 수 있을 뿐더러 보살이 쓰고 있는 보관의 11개 머리도 볼 수 있다. 유수란 학예연구사는 “확대 사진을 보면 두 작품 모두 안료의 탈락이나 보수한 부분이 거의 없어 보존상태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며 “다만 ‘수월관음도’ 왼쪽 하단에 있어야 할 선재동자가 존재하지 않고, 발이나 파도도 애매하게 잘려있어 것을 봐서는 원래 작품은 훨씬 크기가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글씨와 그림이 빼어난 고려 사경 ‘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국보 제235호), 단원 김홍도(1757~1806?)가 말년에 그린 ‘추성부도’(보물 제1393호), 한글과 우니라나 전적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석보상절 권11’(보물 제523-3호), ‘월인석보 권11·12’(보물 제935호)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30분 단위로 관람 인원을 20명으로 제한한다. 홈페이지에서 상설전시 예약과 별도로 예약 후 입장할 수 있다. 전시 도록은 발간하지 않고 대신 전시품 이미지와 자료를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전시는 9월 26일 까지.
삼국시대 6세기 제작 ‘일광삼존상’, 청동에 금도금, 높이 8.8cm(사진=국립중앙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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