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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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정청래, 尹 전 총장 '광주행' 비난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광주행'을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며 강도 높게 비판의 날을 세웠다. '더러운 손' '정신질환' 등 원색적인 용어가 동원되면서 네거티브전이 위험수위에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권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날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한 데 대해 "윤석열은 신성한 묘비에서 더러운 손을 치우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5·18정신을 헌법정신으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발언을 언급하며 "악어의 눈물이 따로 없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이 검찰의 수장이었음도 기억 못 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현대사에서 검찰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조금의 이해라도 있다면 감히 하지 못할 말"이라며 "윤 전 총장은 우선 엎드려 사죄해야 마땅하다. 감히 묘비를 더럽히는 게 아니라 엎드려 목놓아 울면서 반성해야 했다"고 썼다.
또한 "최소한 광주를 가려면 31년 만에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를 찾아가 사과한 문무일 전 총장의 태도 정도는 배웠어야 했다"며 "그런 태도는 없이, 마치 자신은 광주의 아픔에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것은 뻔뻔한 악어의 눈물을 앞세워 광주의 정신을 모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윤 전 총장을 두고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망각하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파괴한 정치검찰의 상징"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인사권에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사실상의 자기 선거운동을 행한 명백한 범법자"라고 맹비난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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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엇보다 '광주 정신'을 폭도라 규정해온 사람들이 남아 있는 정당과 거래의 손을 내밀고 있는 당사자"라면서 "정치언론을 등에 업고 검찰개혁에 정면으로 저항하면서 검찰공화국을 꿈꾸는 사람이 할 태도는 도저히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어차피 중도 사퇴할 거 왜 자꾸 돌아다니시나"라며 "본인(윤 전 총장)도 힘들겠지만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다"고 비꼬았다.
그는 "쥐어짜기 주사기는 사람을 살리고, 쥐어짜는 눈시울은 사람을 웃긴다"며 "분노는 분노할 때 심장의 박동이 요동치지만, 생뚱맞은 어색한 분노는 입가 근육만 씰룩씰룩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선거 때만 되면 광주를 찾아 쇼를 하는 정치인들에게 분노한다. 광주의 한을 표로 이용해 먹으려는 광주의 눈물과 거리가 멀었던 정치꾼들에게 광주는 엄청난 분노를 갖고 있다"며 "광주의 눈물을 흘리게 했던 자들은 광주 5·18 정신에 침 흘리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석 만지며 슬픈 척하지 마라. 더 어색하다"며 "기왕 갔으면 경건한 마음으로 조용히 둘러보고 아무 말 말고 와라. 그게 차라리 낫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7일 대선 출마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광주 5·18 민주화 묘지를 방문, 박관현 열사와 홍남순 변호사, 김태홍 전 국회의원의 묘역 등을 찾아 민주화 영령들을 참배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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