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연 있는 '제23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출연자들
다양한 국가에서 이색적인 사연을 안고 참가한 웅변가들은 15일 "평생 다시 없을 경험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튀니지 출신 제이넵 벤 함자(21) 씨는 지난해 모국 한국 대사관이 개최한 한국어 말하기 대회 우승자이자 5개 국어 능력자다.
튀니지 출신 제이넵 벤 함자(21) 씨 |
그는 "평소 도전을 즐기는 성격이었고, 그간 갈고 닦은 한국어 실력을 시험할 기회였기에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며 "다만 세계적인 규모 대회에는 참가한 적이 없어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학교 시절 K-팝의 영향으로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고 지금은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았다"며 "이처럼 열정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웃었다.
한국어와 모국어는 물론이고 여러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이는 함자 씨뿐만이 아니다.
대만에서 온 뢰소영(賴昭容·27) 씨는 "어렸을 때 영어와 중국어, 독일어 등 5개 국어를 배웠고, 친구의 권유로 한국어에도 도전했다"고 고백했다.
성장하는 한국어 실력과 비례해 한국을 향한 애정도 커졌다. 몇 차례 여행으로 한국을 찾았고, 작년부터는 아예 유학 생활을 했다.
그는 "마침 평소 관심을 두던 '존중'이라는 화두가 대회 주제로 나왔다"며 "온라인으로 열리면서 멀리 떨어진 가족과 친구들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으니 더 설렌다"고 말했다.
지구촌 대중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은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말을 공부했다는 지원자도 눈에 띄었다.
중국 길림대 한국어학과에 다니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은 창성우(蒼星宇·21) 씨 |
중국 지린(吉林)대 한국어학과에 다니다 지난해 교환학생으로 한국을 찾은 창성우(蒼星宇·21) 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중학교 때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별에서 온 그대'와 가수 아이유의 노래를 계기로 한국과 한국어를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모국어 다음으로 좋아하는 언어가 바로 한국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경희대 전자공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라마다니 샤리(27) 씨도 "한국 예능 프로그램 마니아인데 자막 없이 즐기고 싶어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그간 얼마나 한국어 실력이 늘었는지 확인하고,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좋은 추억을 만들려고 참가했다"고 고백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파비오 브라이스 곤살레스 프리에또(22) 씨 |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파비오 브라이스 곤살레스 프리에또(22) 씨는 "2013년 우연히 K-팝을 들었고, 한국 친구도 사귀게 됐다"며 "한국의 문화와 풍습을 알수록 흥미가 커졌고, 한국어 공부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를 계기로 소중한 우정을 만들었다"며 "인종과 국적 등으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운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다니고 있는 몽골 출신 만다흐-어드 더르즈터버(20) 씨는 "한국어를 공부한 가장 큰 이유는 방탄소년단(BTS)"이라며 "나 역시 그들의 팬인 '아미'(ARMY)이다"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BTS를 만날 수 있다면 한국어로 대화해보고 싶다"며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BTS의 메시지야말로 차별을 없애고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에 다니고 있는 몽골 출신 온 만다흐-어드 더르즈터버(20) 씨 |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경희대가 공동 주최한 대회는 최근 격상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실시간 온라인 방식으로 치러졌다.
참가자의 발표 영상을 경희대 국제교육원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zrqEI8V2JDvZQTUB50u5ow)에서 다시 볼 수 있다.
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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