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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미국 물가 13년만에 최고치, '일시적이냐 장기적이냐' 인플레 논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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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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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회복 과정에서 중고차 가격과 항공·호텔 등 서비스 가격, 에너지 요금 등이 급등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공급 부족에 따른 일시적 인플레이션이라는 입장이나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5월보다 0.9%, 지난해 6월보다 5.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2008년 6월 이후, 전년 동월 대비 물가상승률은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전월 대비 0.5%, 전년 동월 대비 4.9%)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도 전년 동월 대비 4.5% 오르면서 1991년 11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가장 크게 끌어올린 것은 중고차 가격이다. 전월 대비 10.5%, 전년 동월 대비 45.2%나 치솟으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항공·호텔 가격도 올랐다. 항공요금은 전월 대비 2.7% 상승했고, 호텔요금은 전월 대비 7.9% 뛰었다. 전년동월 대비 항공요금은 25%, 호텔요금은 17% 상승한 것이다. 에너지 비용은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4.2%나 뛰었다.

백악관과 연준은 경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물가상승이라는 입장이다. 예컨대 중고차 가격 상승은 경기회복으로 여행 등 수요는 늘어난 반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신차 공급량이 줄면서 발생한 것으로,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에 올라서면 안정될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올해 초 급등했던 목재 가격은 지난달에만 40% 이상 하락했고, 구리 가격도 5월에 정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서는 주춤한 상태다. 또 코로나19 기저효과가 지난 5월 정점을 찍고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는 진단도 백악관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으로 보는 이유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물가급등은 이미 예상했던 것”이라면서 “수요가 공급보다 빨리 회복돼 일시적 공급 병목 현상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므로 월별 데이터에 지나치게 신경쓸 필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물가상승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브리언 캐피탈 수석 경제자문위원 존 라이딩은 블룸버그TV에 “연준은 일시적이라지만 물가상승이 점점 빨라지고 오래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해상운임과 주택 임대료, 식당 음식 가격 등의 상승세기 오래 지속될 수 있다면서 백악관의 공식적 입장과 달리 최근 백악관 보좌관들은 강한 물가상승이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연말까지 지속돼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급등 소식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0.31% 하락하는 등 미국 증시는 주춤했다. 코스피도 전날보다 6.57포인트(0.20%) 내린 3264.81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전날보다 3.1원 오른 달러당 1148.5원을 기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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