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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원자재 급등에 수입물가 7년여만 최고…물가 더 뛰나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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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1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 미국의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물가가 하반기에 더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외 영향이 큰 우리나라 경제구조상 유가 등 국제물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하반기 물가가 2.0%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115.43(2015년=100)으로, 2014년 9월(115.7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2.3%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전년동월 대비로는 14.0% 뛰며 4개월 연속 올랐다. 환율효과를 제외한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21.8% 상승했다.

지난달 수입물가가 뛴 것은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광산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5월 배럴당 평균 66.34달러에서 6월에는 배럴당 71.60달러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6.4% 올랐고, 중간재는 석탄 및 석유제품, 제1차금속제품 등이 올라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7.7%), 천연가스(9.1%), 나프타(6.9%), 열연강대 및 강판(8.6%), 알루미늄정련품(4.1%), 암모니아(7.8%) 등의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하반기 국내 물가가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수입상품 가격이 뛰면 기업들의 원가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기업들이 수입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않는 양상이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제품가격에 반영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덩달아 뛰게 되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유가는 지난 9일까지 전월 대비 2.9% 뛴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증산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도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김영환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유가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원자재·중간재 중심으로 수입물가가 오르고 있다 보니 기업들의 비용상승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국내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를 기록, 석달째 2%대를 기록했다. 2분기(4~6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 올라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201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대로 높아졌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반기 금리정책에 따라 내년 상반기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금리를 조정한다면 물가 상방압력을 가라앉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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