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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미·중, 남중국해 문제 두고 또다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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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남중국해 판결 5주년을 기념하며 “중국이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성명을 내자, 중국 외교부가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블링컨 장관의 성명과 관련해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권 분쟁을 의도적으로 꺼내 지역 국가 간의 관계를 이간질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는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며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국제상설재판소(PCA)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 5주년을 기념하는 성명에서 “규범에 기반한 해양 질서가 남중국해보다 크게 위협받는 곳은 없다”며 “(중국이) 동남아 연안 국가들을 압박하고 겁줘서 이 중대한 글로벌 항로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국제법상 의무를 준수하고 도발적인 행위를 중단하며, 크든 작든 모든 국가의 권리를 존중하는 규범 기반의 해상 질서를 따를 것이라는 확신을 국제사회에 심어줄 조처를 할 것을 (중국에)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중국이 남중국해를 영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2016년 PCA의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주권과 권익은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된 것으로 충분한 역사적·법리적 근거가 있다”며 “중국과 주변 국가들은 남중국해 행동 준칙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큰 진전을 이뤘다. 미국 등 역외 국가는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려는 지역 국가들의 노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미국 군함 벤포드의 ‘항행의자유 작전’(FONOP)을 두고도 충돌했다. 미 해군 7함대는 이날 유도 미사일 구축함 USS 벤포드가 국제해양법에 따른 항행의 자유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남중국해 북서부 파라셀 군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중국군 남부전구 톈쥔리 대변인은 남부전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미국 군함이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중국 영해에 무단 침입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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