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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선상원의 촉]중도층 흔들리는 윤석열, 반전의 계기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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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등록하고 대선운동 본격화, 지지율 정체·하락

NBS 결과, 중도층 지지율 한달 새 4~5%포인트 떨어져

정책·비전 내놓지 못한 채 반문재인 캠페인, 각종 의혹도

국민의힘 입당 빨리 결정해야, 늦어지면 윤 전 총장 손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지난달 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내년 3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선거 운동을 본격화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나섰지만, 지지율은 정체 내지 하락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불거진 ‘윤석열 X파일’ 등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에다 반문재인 캠페인 외에 이렇다 할 정책과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지지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제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매주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10일 24%에 달했던 대선후보 적합도가 지난 7일에는 2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에서 27%로 3%포인트 올랐다.

정권심판론만으로는 중도층 사로잡을 수 없어

동률이었던 대선후보 적합도가 출마 선언 이후에 오히려 27%:21%로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중도층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최대 24%에 달했던 중도층의 적합도가 19~20%까지 하락했다. 반면 이 지사는 큰 변동없이 26~28%를 유지중이다. 전국지표조사는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이뤄지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반문재인 외에 대안이나 비전을 내놓지 못하는 게 지지율 하락을 이끌 수 있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며 “윤 전 총장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상관관계에 있다. 최근 들어 문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지지율의 버팀목이었던 코로나 방역 상황이 나빠지고 정권심판론이 올라가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도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문재인 캠페인과 정권심판론으로는 대선의 당락을 결정지을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역대 대선은 항상 보수와 진보진영간 대결로 치러졌고 중도층이 1.5~3.5%포인트 차이의 승부를 갈랐다. 윤 전 총장이 출마 선언에서 자유민주주의와 공정, 법치라는 가치를 내세웠지만 추상적인 이념으로는 보수층을 묶고 중도층의 지지를 견인해내기는 어렵다.

이제 막 대선 캠프를 꾸리고 있는 윤 전 총장에게 당장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라고 하는 게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마쳤다면 국민들에게 자신이 꿈꾸는 나라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현할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데일리

지난 30일 조선일보 주최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티타임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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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 속해 있지 않아 리스크 관리 안돼

이를 의식해서인지, 윤 전 총장도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큰 틀에서) 자유시장경제 질서의 존중”이라고 전제한 뒤 “자타가 공인하는 학계나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있다. 곧 핵심 정책과 공약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이재명 지사가 내놓은 기본소득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출마 선언 후 보여온 보수층 잡기 행보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이다. 최근 윤 전 총장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고 ‘월성원전 1호기 경제적 조작’을 부각하기 위해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찾은 데 이어 이 지사의 ‘미 점령군’ 발언에 대한 반박을 통해 역사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 북한군의 총격으로 서해상에서 피살당한 해앙수산부 공무원 이모씨 유족을 만나 위로하고 정부를 성토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른 후보들이 제시하는 정책도 구체성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거대 정당에 속해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되는데, 윤 전 총장은 그렇지 않다”며 “장모 구속 등 각종 의혹으로 흔들리고 있는데 문재인 비판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국민들이 콘텐츠도 의심하고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꼬집었다.

반전의 계기는 없을까. 대선 출마를 시사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와 국민의힘 입당이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과의 단일화를 포함해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 어떤 결단도 내리겠다”고 단일화에 긍정적이면서도 입당 문제에 대해선,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느냐는 기준에 맞춰 결정할 생각”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은 벌써부터 국민의힘 입당을 저울질 중인데 정작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할거면 정책도 내놓고 빨리 입당해야 하는데, 발언을 보면 안 그럴 것 같다”며 “이준석 대표 얘기처럼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윤 전 총장에게 손해다. 주위에 있는 사람들 때문인지, 윤 전 총장이 생각을 잘못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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