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눈·입 주변 필러 맞은 30대 女 부종, 3일 지나 돌아와
그간 모더나 백신은 일부 물량만 들어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30세 미만 보건의료인과 의대생·간호대생 등 예비 의료인 접종에 썼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2일 0시까지 6만2245명이 모더나 1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달 말부터 50대가 모더나를 접종하면서 국내에서도 모더나 대규모 접종이 시작된다.
모더나 백신의 이상반응은 다른 백신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5월 모더나 백신을 허가하면서 밝힌 흔한 이상사례는 주사 부위 통증과 피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오한, 메스꺼움·구토, 림프절병증, 발열, 주사부위 부종, 홍조 등이다. 증상은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으로, 접종 후 며칠 내 소실됐다고 한다. 1차보다는 2차 접종 후 통증과 피로, 오한 등의 사례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중대한 이상반응으로는 얼굴 부종 등 9건이 나타나 식약처는 사용상 주의사항에 이를 반영했다. 얼굴 부종의 경우 필러 시술 경험이 있는 백신 투여자에서 보고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웨이크포레스트대 연구팀이 지난 2월 낸 논문에 실린 모더나 접종 이후 부종 보고 사례. 접종 36시간 뒤 부종(a)이 나타나기 시작해, 접종 48시간 뒤(b)더 심해졌고, 60시간 뒤(c)나아지기 시작해 72시간이 경과(d)하자 거의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 |
해외에선 미국 웨이크포레스크대 연구팀이 지난 2월 논문을 통해 밝힌 36세 여성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이 여성은 지난 2019년 11월 눈 주위와 입술에 필러를 맞았는데 지난 1월 5일 모더나를 접종하고 필러 부위에 부종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 접종 후 12시간 이내에는 근육통과 38도 넘는 고열 등의 일반적인 부작용 증상이 나타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했다고 한다. 이후로 눈 아래와 입 주위가 붓기 시작해 접종 36시간 지나 항히스타민제인 세티리진 1정(10mg)을 복용했다. 그런데도 48시간 지나면서 눈 아래와 입 주위의 부종 증상이 최고조에 달해 오른쪽 눈은 뜰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그때 세티리진을 다시 20mg 투여했다. 이후로도 붓기가 남아있었는데 백신의 면역반응을 무력화시킬 것을 우려해 스테로이드제는 쓰지 않았고,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ACE) 억제제인 리시노프릴을 5mg 사용했다고 한다. 그 후론 항히스타민제를 포함해 추가로 쓴 의약품은 없었다. 점차 붓기가 개선되더니 접종 72시간쯤 지나자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국내에선 아직 접종량이 많지 않은 만큼 관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10일까지 모더나 백신에선 348건의 이상반응이 신고됐는데, 97.1%(338건)는 일반 이상반응이었고 나머지 중대한 이상반응은 10건이었는데 이중 6건은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였다.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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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부종 증상이 생명에 지장이 있거나 장기적 부작용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필러를 맞은 분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다 생기는 게 아니라 아주 소수에게서 보고됐다”며 “대부분 특별한 후유증, 합병증을 남기지 않았고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제로 호전된 걸 보면 중증 경과는 아닌 거로 보인다. 필러를 썼던 사람이 접종을 금해야 한다거나 다른 종류로 백신을 맞아야 한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접종 후 붓기나 발적이 생기면 부작용을 의심하고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심근염과 심낭염도 주의해야 할 부작용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유럽경제지역(EEA)에서 5월 말까지 이뤄진 모더나 백신 2000만회 투여분을 분석했더니 심근염 19건, 심낭염 19건이 보고됐다. 증상은 주로 접종 후 14일 이내에 수반됐고, 2회 접종을 마친 후와 젊은층의 남성에서 더 높게 나왔다고 한다.
김계훈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지난 5일 코로나19예방접종 전문가 초청 설명회에서 “심낭염은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는데 숨을 깊게 들이마실 때, 자세를 바꿀 때, 기침을 할 때 통증이 악화하면 의심해볼 수 있다”며 “접종 후 흉통, 두근거림, 호흡곤란이 생긴다면 심근염을 반드시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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