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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이 두 달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에 접어들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립토 윈터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자본이 빠져나가며 거래량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11일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이날 오후 4시 현재 6286억4923만5419달러(약 722조36억원)로 집계됐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지난 4월 12일 1조1188억7107만2069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꺾이기 시작해 최근 50% 가까이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한때 개당 6만3500달러까지 올랐지만 5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보여 3만1000달러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도 비트코인은 심리적 저항선인 3만6000달러를 넘지 못하고 3만300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시가총액 하락은 비트코인에만 한정되지 않고 가상화폐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지난 4월 시가총액이 4828억8190만 달러에 달했지만 11일 현재 2441억2117만 달러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절반 이상이 날아간 셈이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먼저 열렬한 가상화폐 지지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구매할 때 비트코인 결제를 돌연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가, 채굴자들이 클린 에너지를 사용하면 비트코인을 다시 받겠다고 번복하는 등 가상화폐 가격 급등락에 일부 영향을 줬다.
중국의 대대적인 채굴 단속 역시 가상화폐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절반 이상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채굴 코인 단속에 나서면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은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에 크립토 윈터가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가상화폐 시장은 가상화폐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던 지난 2018년 1월에도 크립토 윈터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가상화폐 시장은 1년에 달하는 기간에 시가총액이 80% 넘게 증발하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관련 자금세탁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이전과 같은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빠른 자금 이탈 속도를 막을 요인이 없다는 점도 크립토 윈터 진입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애널리스트는 “5월 중순 가상화폐 폭락 이후 한 달 넘게 비트코인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가상화폐 펀드에서 지난 6월에 빠져나간 돈만 2억1100만 달러가 넘는다.
이봄 기자 spri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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