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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코로나19 유행으로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가 발령되면서 국민 재난지원금 논의가 다시 80%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 등 고강도 방역 조치에 따른 피해계층 지원을 더 두텁게 하되, 방역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은 규모를 축소하거나 최소한 지급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 셈이다.
11일 정부와 민주당 등에 따르면, 10조4000억원 규모의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이 담긴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온 뒤 방역 상황이 급변하면서 국민지원금 지급 논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애초 당정은 협의 끝에 소득 하위 80%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씩을 주는 것으로 정리했지만, 민주당에선 지난 7일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분출했다. 재난지원금 목적에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민 위로 성격도 있는 만큼 국민 통합 차원에서 모든 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고 불필요한 선별 논쟁을 조기에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국민 지급 방식으로는 일괄 동일액수 지급 방식, 소득별 차등 지급 방식, 동일액수 지급 후 연말정산 등으로 회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차등 지급 시 또 다른 선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연말정산 방식은 제도 설계가 쉽지 않아 선택지에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두고 있다.
민주당의 전 국민 지급 주장에는 예상보다 세수가 늘어나면서 2차 추경에 필요한 재정 여력이 추가로 확보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앞서 정부는 총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짜면서 올해 예상되는 31조5000억원의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1∼5월에 거둔 세금이 1년 전보다 43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오자, 민주당에선 2차 추경을 짤 당시보다 세수가 더 들어올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민 지원금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정부가 전 국민 지급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소비진작 차원에서 마련한 신용카드 캐시백(1조1000억원) 정책을 철회하고 해당 재원을 활용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 관계자는 "추경 증액과 기존 예산 구조조정 두 가지를 다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방역 상황이 악화한 만큼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더 두터운 지원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인 이상 모임금지 등으로 사실상 영업제한 피해를 보게 된 소상공인을 더 많이 지원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추경안에는 정부의 영업금지·제한조치를 받았거나 경영위기업종에 해당하는 소상공인에 100만∼900만원 상당의 희망회복자금(3조2500억원)을 지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손실보상법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 보상액은 7~9월 석달간 월 2000억원씩 총 6000억원을 배정했지만, 모두 현재의 고강도 방역 조치를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산정됐다. 이 때문에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려면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늘리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코로나 전염 위험을 높이는 대면 소비를 장려하는 측면 역시 문제다. 수도권에 거리두기 4단계를 발령한 상황에서 전 국민에 소비진작성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다.
이런 방향성에 대해선 민주당 일부 대권 주자들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국회에 제출된 추경안은 코로나 안정세를 전제로 소비진작 및 경기활성화도 고려하며 편성됐다. 재난지원금이 대표적"이라며 "바뀐 상황에 맞게 피해지원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추경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열리는 고위당정청을 통해 2차 추경 방향을 논의한 후 본격적인 세부 방식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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