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민생행보…주 52시간 규제에 '전문직 예외' 강조
스타트업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8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민관협력 스타트업 육성단지인 '팁스타운'을 방문해 청년 창업가를 만났다.
'윤석열이 듣습니다'라고 타이틀을 붙인 민생 행보의 일환이다.
지난 6일 대전을 찾아 카이스트 학생을 만나 '탈원전 반대' 입장을 부각한 것에 이은 두 번째 행보다.
경제와 청년 이슈가 맞물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2030 지지층에 다가서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한국에 있는 큰 글로벌 기업들도 과거에는 다 스타트업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타트업 기업이 커가는 속도가 과거보다 훨씬 빠르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며 스타트업을 향한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국가 경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역동성"이라며 "경제의 역동성을 주기 위해서는 자유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라며 "공정한 기회와 그에 따른 보장이 주어져야 큰 틀에서의 공정이 이뤄지고 경제 역동성이 배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총장은 그간 특유의 '칼잡이' 이미지와 함께 현 정권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가 주로 부각되면서 정책적 역량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모습을 통해 이런 이미지를 보완하려는 취지로도 보인다. 참석자들의 발언 내내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를 비롯해 장지호 닥터나우 대표, 남성준 다자요 대표, 김기동 코나투스 대표, 김세영 서울거래소 대표, 정호정 카이아이컴퍼니 대표 등 5개사 대표가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창업이 최고로 발전한 미국은 자유로운 고용 시장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며 "주 52시간제나 해고의 엄격성 등이 스타트업이 커가는 데 발목을 잡거나 그런 것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스타트업 현장 발언 듣는 윤석열 |
또 "지금 규제 샌드박스를 푸는 것은 좋은데, 사업하다 보면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지 않느냐" 등 질문을 이어가자, 고영하 회장은 "많은 정치인하고 이런 자리 만들었지만 이렇게 (스타트업) 이해를 잘하고 계신 분은 처음"이라고 덕담했다.
정호정 대표도 "이미 공부하고 온 것처럼 이해도가 너무 높아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저희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지원이 끊기는 부분이 있다. 민간자본이 투입돼 벤처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큰 구도를 그려달라"고 당부했다.
윤 전 총장은 "책이나 신문 기사를 통해서만 듣고 생각하다가 실제 현장에서 여러분 말씀을 들으니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며 "정치도 현장으로 가서 직접 목소리를 듣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간담회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과 같이, 기업 하나하나를 올림픽 선수처럼 대하면서 정부가 바라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자율과 창의를 방해하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기업가들에게 좋은 신발을 신겨드리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불필요한 모래주머니가 있다면 제거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미국은 화이트칼라나 전문가에 대해 노동 규제의 예외가 많이 인정된다'며 "글로벌 경쟁을 위해 노동 방식은 조금 더 자유롭게 하는 것이 스타트업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기업가들 만난 윤석열 |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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