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76달러, 브렌트유 77달러 넘어...80달러 근접
사우디와 UAE 갈등 심화...코로나19 전망놓고 이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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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유가가 최근 3년래 최고치인 75달러선을 돌파하며 80달러선에 근접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갈등 속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회의가 최종 결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국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향후 유가시장 전망을 달리하면서 이례적으로 충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국간 그동안 외교적으로 쌓인 앙금이 합쳐지면서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57% 상승한 배럴당 7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75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27% 오른 배럴당 77.1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날 열렸던 OPEC+ 장관급 산유국 회의가 다음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끝내 결렬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OPEC+ 내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3위 생산국인 아랍에미리트(UAE)간 갈등 속에 UAE가 OPEC+ 회원국들이 합의한 증산안 연장결정에 반발하면서 생산량 합의가 무산됐다.
CNN에 따르면 앞서 지난 2일 OPEC+ 산유국들은 기존 감산계획을 내년 4월에서 내년 12월까지 8개월 연장하는 감산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UAE가 해당 제안에 반발하면서 2일 합의 없이 회의가 종료됐다. 이후 화상회의 방식으로 이날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합의없이 회의가 취소돼버렸다.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UAE는 단기적인 증산은 지지할 의향이 있지만,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에는 더 좋은 조건을 원한다"며 "감산 완화 합의 시한을 연장하려면 감산 규모를 결정하는 생산 기준도 함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UAE는 OPEC+ 주도국가이자 아랍연맹의 맹주인 사우디의 결정에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UAE의 반발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양국간 갈등의 주된 요인은 향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경기전망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원자재 투자 전문회사인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전문가는 이날 인터뷰에서 "그동안 코로나19가 산유국들을 연대하게 만들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연대가 깨지고 있다"며 "UAE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보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 감산기준을 완화해야한다고 보고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와 UAE 사이에서 그동안 발생한 여러 갈등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만큼 양국간 앙금을 푸는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자지라 방송은 "UAE가 2019년 예멘 후티반군과 사우디 주도 아랍연맹간 전쟁에서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킨 이후 양국간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며 "사우디가 1월부터 일방적으로 카타르에 대한 제재수위를 완화한 것이나 코로나19 델타변이 위험성을 이유로 주변국에 의사를 묻지 않고 독자적인 봉쇄조치에 들어간 것도 갈등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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