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30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김영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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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90) 전 대통령의 사자(死者)명예훼손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이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만큼 증거 신청 제한 등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광주지법 형사1부(재판장 김재근)는 5일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재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앞서 지난 공판기일에 전 전 대통령이 2차례 연속 정당한 사유 없이 법정에 나오지 않자 형사소송법 365조 2항(피고인 진술 없이 판결)에 따라 궐석재판을 허용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궐석재판 허용은 피고인이 자신의 방어권·변론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는 일종의 제재 규정”이라며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는 증거 신청과 자료 제출에 제약을 줄 수 있다.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최소한의 자료만 받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조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1980년 5월 21일과 5월 27일 광주 도심 헬기사격과 관련해 당시 광주로 출동한 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을 증인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에서 대부분 증인 신문을 하거나 증인 신청을 했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며 새로운 증인이 있다면 1∼2명 할 수 있겠지만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는 채택하기 어렵다며 보류했다.
앞서 변호인이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와 국회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 중 헬기 사격 자료를 법정에서 증거로 다룰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서는 국방부 자료는 진상조사위로 모두 이관됐으며 진상조사위로부터 사실조회 신청 결과를 받는 대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규정은 피고인의 불출석으로 인한 재판 지연 등을 막기 위한 규정으로,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지 아무 제재 없이 재판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며 “피고인이 계속 불출석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다음 재판은 8월 9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해 11월 30일 1심은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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