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통해 IT대기업 길들이기…유럽 디지털시장법안 세계 선도"
미국 법원이 연방거래위원회(FTC)와 검찰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을 기각한 가운데, 규제 강화를 통해 IT대기업을 길들이는 유럽의 길이 올바른 길이라는 주장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로고 |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시간) 독일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IT대기업들은 공정하게 행동하기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서는 안 되는지 아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난 수년간 반독점 조사로만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근본 문제는 디지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 반독점 조사는 오래 걸린다는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는 반독점조사를 계속해야 하지만, 규제와 같은 대포도 나란히 놔야 한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법원이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는 것은 IT 대기업들을 규제를 통해 제재하는 유럽의 전략이 올바른 길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독점이 금지될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아니다"라면서 "유럽에서는 기업들을 사들여 독점이나 과점기업이 될 수는 없지만, 고객들이 제품을 좋아한다면 원하는 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T대기업들은 유럽에서는 독점기업이 되도 되지만, 기업은 이 권력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권력에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에 IT대기업들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점기업의 권력을 파괴하는 게 아니라 길들이기를 원한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 법원에서 반독점 소송의 기각이 우리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로이터=연합뉴스] |
앞서 미국 워싱턴DC연방법원은 지난달 28일 미 FTC와 46개주 검찰총장이 페이스북을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을 기각했다.
제임스 보즈버그 판사는 FTC가 제기한 소송이 "법률적으로 미비하다"면서 30일 내로 수정된 소송을 제기할 시한을 줬다.
EU 집행위는 이와 관련, 디지털 시장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시장지배적 기업이 문지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른 기업의 판매 제의를 자사 것과 같이 다뤄야 하며,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이미 설치돼 있는 앱을 지울 수 없도록 해서는 안 된다.
베스타게르 위원은 "법안은 기업들의 규정 위반을 빠르게 규명하는 것을 용이하게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처럼 소송전은 필요 없게 되며, 유럽은 규제 부과에 있어 전세계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EU는 최근 애플의 앱스토어 규정, 구글의 온라인광고 기술 부문, 페이스북의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 등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조사를 개시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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