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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제자리걸음 비트코인…4000만원 박스권에 갇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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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헤지펀드 소로스펀드 비트코인 거래승인 약발 미미…급반등 없이 지지부진 장세

英 바이낸스 규제 등 각국 정부 부정적 인식 발목…기관투자자 컴백 없어 한계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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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올해 상반기 광풍을 일으켰던 대표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하반기 시작부터 4000만원 전후에서 박스권에 갇혔다.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가 비트코인 거래를 시작하는 등 호재에도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3.33% 하락한 3932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3390만원까지 떨어진 후 반등했지만 좀처럼 4000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일주일 간 기록한 최고가는 4218만원에 불과하다.


호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소로스펀드는 운용 중인 펀드에서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소로스펀드는 220억달러(약 24조원)를 운용하는 대규모 헤지펀드다. 지난해 엄청난 수익률을 자랑했던 아크인베스트먼트는 비트코인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안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가상화폐 가격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의 부정적 인식이다. 1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상화폐 거래소들에서 발생하는 자금세탁 등 문제의 1차 관리 책임은 은행에 있다"며 "은행이 이 문제를 감당할 수 있으면 실명계좌를 받아주는 것이고 잘못했다가 이익 몇 푼에 쓰러지겠다 싶으면 못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영국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철퇴를 들었다. 지난달 25일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영국법인 ‘유한회사 바이낸스마켓’에 대해 "사전 동의 없이 영국 내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낸스 계좌에서의 현금 인출을 막은 후 가상화폐 투자 시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규제에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4월 대비 50% 이상 떨어졌지만 기관투자자의 참여는 이전보다 잠잠하다. 지난달 29일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투자전략가는 "지난해 4분기, 올해 1분기 비트코인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관투자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며 "비트코인이 박스권에 갇혀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블록체인 데이터업체 글래스노드는 보고서를 통해 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 시세가 순자산가치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GBTC는 보통 기관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품으로 올해 초만 해도 엄청난 인기에 프리미엄을 얹어서 샀어야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파급력을 잃었기 때문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그는 명성, 재력, 독특함을 모두 지녔지만 갑자기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중단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신뢰를 잃었다. 지난달 28일 머스크 CEO의 생일엔 사람들이 그의 트위터에 몰려가 악담을 남기기도 했다.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는 "머스크 CEO는 가상화폐 광풍을 불러일으킨 일종의 슈퍼전파자 역할을 했다"며 "그와 비견될 만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재반등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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