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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입는 로봇' 상용화 단계…반복되는 고된 노동은 로봇이 대신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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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중량·반복 노동하는 한국타이어, 산림청, 요양원에서 시범 운영

생기원 출신 장재호 박사 에프알티 창업…'모듈화'로 상용화 허들 넘어

뉴스1

30일 대전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에서 점장이 에프알티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을 입고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6.30 © 뉴스1 김승준 기자


(대전=뉴스1) 김승준 기자 = 택배 상하차, 물류 운반 등 고강도 반복 동작은 노동자의 근골격계 이상을 야기한다. 고된 일을 대신 해주며 노동자의 애로를 해결해줄 '로봇'이 개발돼 상용화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로봇스타트업 '에프알티'가 30일 오전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에서 입을 수 있는(웨어러블) 근력 지원 로봇 '스텝업'(Step-up)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장재호 에프알티 대표이사는 "반복동작, 부자연스러운 자세, 과도한 힘 등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웨어러블 로봇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농업부터 간병, 제조 분야에 활용가능하며 경험이 쌓이고 노하우가 쌓이면 국방 소방 등으로도 확장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텝업은 작업·현장 맞춤형 로봇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 로봇은 허리, 다리 등 특정 부위에 힘이 가해질 때마다 고출력 구동기를 이용해 근력을 보조,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또 착용자의 걸음에 따라 의도 인식 센서가 보행을 파악하고 버추얼 토크를 이용해 사람과 기계 간의 움직임 차이도 최소화한다. 로봇이 사람과 같은 움직임을 가지게 해 착용 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시연에 나선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점장은 "그전에는 무거운 것을 들었던 다음 날 자고 일어나면 허리가 눌린다는 느낌, 통증이 있었다"며 "(착용하고 일하고 난 후) 피로감이 덜 느껴진다. 허리에 무리가 안 가는 게 느껴진다. 평소보다 70%정도 부담이 줄어드는 거 같다"고 밝혔다. 그는 1개월 15일가량 스텝업을 착용했다.

뉴스1

30일 대전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에서 점장이 에프알티가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스텝업을 입고 타이어 적체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6.30 © 뉴스1 김승준 기자


생산기술연구원 로봇응용연구부문에서 연구자로 재직했던 장재호 박사는 2010년 소방·국방용 웨어러블로봇 '하이퍼'를 개발한 바 있다. 그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5년간 건설·물류·제조 노동자를 위한 산업용 로봇 스텝업을 개발했다.

산업현장마다 각기 다른 작업이 이뤄지기에 필요한 웨어러블 로봇의 제원과 기능이 달라진다. 만약 현장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불필요한 무게와 적합하지 않은 구동으로 인해 오히려 작업의 방해가 될 수 있다. '현장 맞춤형'이라는 특징은 매번 큰 비용과 시간이 소요돼 상용화의 걸림돌이 됐다.

장 박사는 외골격 형태, 구동방식, 부품 등을 모듈로 만들고, 현장 작업 특성에 맞춰 조립하는 '모듈화' 방식으로 비용의 허들을 넘었다. 현장 작업에 맞추어 처음부터 로봇을 설계·생산 하는 게 아니라, 기능적·구조적으로 여러 종류의 부품을 만들어 놓고 현장 특성에 맞추어 '조립'하는 식이다.

장 박사에 따르면 이같은 모듈화 방식을 통해 기존에는 1년간 10억원이 필요한 '현장 맞춤화 작업'을 3개월간 약 2000만원 수준으로 절감 할 수 있었다.

제품 개발은 2020년 9월 끝나고, 현재는 현장 작업 분석-제품 도입 등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타이어, 산림청, 요양원 등에 로봇 15대가 납품돼 시범운영 중이다.

제품에는 근력 지원뿐 아니라 온·습도 같은 작업환경 데이터 및 근로자의 작업량 측정, 원격 모니터링 등의 기능이 추가 가능하다. 장 박사는 "작업자들의 동작·영상 데이터를 모아서 향후 인공지능에 응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가능성이 웨어러블 로봇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에는 티스테이션에서 20㎏ 내외의 무거운 타이어를 옮기거나 교체하는 작업에 활용되고 있다. 또 로봇 도입 효과를 정량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근전도, 산소포화도 검사 등의 임상 시험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작업자의 고령화 및 타이어 중량 증가 등 제조 생산환경 변화에 따라 효율적인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제조 생산 환경 변화를 비롯해 거래선(티스테이션)의 작업 환경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2020년 5월 웨어러블 개발 검토를 시작으로 2020년 10월 당사 생산현장 등에 적합한 작업형 웨어러블을 개발과 개발과정을 거쳤다"며 이번 도입 과정을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검증을 대전, 금산 공장의 품질검사, 연구소 주행실 등에 시범 적용하고 작업 맞춤형 웨어러블 로봇 개발과 적용을 지속해 미국, 헝가리, 중국, 인도네시아 등 외국 공장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장재호 박사는 "모듈형 작업맞춤 웨어러블 로봇이 상요화돼 산업현장에 배치된 것은 세계 최초로, 산업계의 화두인 ESG 경영에 부합한다"며 "더욱 저렴한 맞춤형 로봇을 보급해 건강하고 안전한 노동환경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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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해주는 근력지원 웨어러블로봇 ‘스텝업’과 이를 개발한 장재호 에프알티 대표이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2021.06.30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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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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