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갇힌 일본의 맨얼굴을 들여다본다
일본 특파원 출신 유영수 기자의 일본 선진국론 해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번져나가기 시작하던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출항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항해 도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크루즈선은 서둘러 일본으로 돌아갔지만, 일본 정부의 늑장 대응과 적절하지 못한 후속 조치로 2월 28일까지 705명이 확진되고 6명이 사망했다.
의료에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생각한 일본의 미흡한 대처에 의문이 들었지만 그저 일회적인 문제에 그친 줄 알았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일본 국내에 급속도로 퍼져나가자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에서 한국, 대만 등 인접국과 비교했을 때 엄청난 차이가 드러났다. “선진국 일본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우리의 머릿속에 깊이 새겨진 순간이었다.
28일 나온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은 일본을 막연히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편견이며, 어째서 일본이 정체와 퇴보를 거듭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인 유영수 기자는 수년 동안 일본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3.11 동일본대지진과 한류 붐을 지켜봤다. 그는 전후(戰後) 일본의 성장 동인이 오늘날에는 족쇄가 되고, 메이지유신 시대의 질서가 제대로 쇄신 되지 못하면서 지금의 일본이 갈수록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생생한 사례와 역사적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민주주의를 도입했고 여전히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권위주의 문화가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산업의 쇠퇴와 주변국의 부흥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좋았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나라 일본.
이 책은 우리가 따라잡아야 할 나라로 생각했던 일본이 어떻게 해서 ‘어제’에 갇혀버렸는지 살펴보고 ‘선진국’ 일본의 맨얼굴을 직시하도록 안내한다. 우리에게도 남아 있는 일본의 그림자를 성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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