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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재형, 내주 초 사의 표명한다… 빨라지는 야권 대선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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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에 이어 출마 ‘기정사실화’

이번 주말 “정치 반대” 부친 설득

출마선언 보류 후 대권 준비 관측

공직생활·개인사 등서 강점 보여

“인지도 높이면 위력 상당할 것”

與 유인태 “정치에 안 맞는 사람”

이철희 “사회 ‘큰어른’으로 남길”

세계일보

최재형 감사원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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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는 29일 대권 도전 선언을 예고한 데 이어 최 원장의 대선 출마까지 기정사실화하면서 야권의 대선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원장은 다음주 초쯤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최 원장은 이번 주말에는 자신의 정치 참여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부친을 찾아가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 원장이 사퇴 후 곧장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 원장은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주변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권 행보를 준비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최 원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적합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윤 전 총장이 최근 ‘X파일’ 논란 등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플랜B’로 최 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40년 가까이 법관 생활을 하며 숱한 일화를 남긴 최 원장은 현 정부 들어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면서도 특유의 균형 감각과 강직함을 잃지 않았다는 평을 받는 인물이다. 두 아이를 입양해 기르고, 학창 시절엔 몸이 불편한 친구를 업고 등하교한 개인사로도 유명하다. 독립운동가인 조부와 6·25 참전용사인 부친 등 집안 내력 역시 최 원장의 한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최 원장이 링에 올라 인지도만 높이면 위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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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최 원장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음에도 여론조사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성인 2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에서 최 원장은 3.6%의 지지를 얻어 여야를 통틀어 6위를 올랐다. 이는 직전 조사 때보다 2.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야권에선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에 이은 3위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 원장이 직에서 물러나고, 윤 전 총장이 정치 참여 선언을 하는 내주 이후에는 야권 주자들 간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오는 8월) 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윤 전 총장과 최 원장 등 외부 주자들이 당에 합류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은 벌써부터 최 원장에게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최 원장의 대권 행보 관측을 두고 “임기 중 박차고 나와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원로인 민주당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는 사람들은, (최 원장이) 정치에 안 맞는 사람이라고들 보더라”고 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최 원장이) 사회의 큰 어른으로 남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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