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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정권 수사팀 전면 교체에 檢 내부서 "정권 방탄"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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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서 검찰 직제개편안과 중간간부 인사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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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25일 단행한 검찰 중간 간부급 인사를 놓고 검찰 내부에서는 "정권 방탄용 인사" "내로남불 인사의 전형" 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인사에서는 청와대발 기획 사정 의혹 사건 등 권력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부장검사들이 모두 교체됐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정권 보호를 위한 방탄 인사"라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검사는 "예상했던 대로 원칙도 없고 자기편만 챙긴 인사"라며 "현 정부 들어 정권을 겨냥한 검사들에 대한 학살 인사가 거듭됐기 때문에 기대도 없었던 터라 실망했다는 말조차 안 나온다"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사건과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 여권 핵심 인사들을 수사했던 검사들(송경호 여주지청장, 신봉수 평택지청장 등)은 이번 인사에서 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반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이규원 검사는 부부장으로 승진했고,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 폭행한 혐의로 재판 중인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를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수평 이동했다. 이에 대해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현 정권 수사했던 검사들은 연달아 좌천 인사를 하고 친정부 검사들은 기소돼도 자리를 유지했다"며 "내로남불 인사"라고 일갈했다.

검찰의 또 다른 간부는 "훌륭한 검사들이 고검에 처박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권이 들어와도 정무적 안배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이번 정권은 실력 있는 검사 상당수를 승진에서 누락시키고 수사에서 배제하는 등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에서 인권 담당 업무를 맡게 된 한 간부는 "도대체 무슨 업무를 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번 인사 대상이 아니었던 평검사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평검사는 "20년 이상 쌓은 경력과 아무런 상관 없이 배치됐다"며 "전혀 원칙을 알 수 없는 인사"라고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날 인사와 관련해 “권력형 비리 수사를 뭉개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특정 사건은 새로운 수사팀에 의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적재적소에 균형 있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오는 길에 취재진과 만나서도“나름대로 조화와 균형 있게, 공정하게 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강광우·정유진·하준호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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