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69034875 0012021062569034875 02 0213002 society 7.1.4-RELEASE 1 경향신문 0 false true false true 1624611420000

오세훈표 재개발 대책 이후···‘마차가 말을 끄는’ 서울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이준헌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5월26일 ‘6대 재개발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은 대책으로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주민 동의율 절차 간소화와 함께 7층 높이 제한 구역 완화 등 ‘재개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오세훈 시장은 당시 발표문에서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내에 신규 지정된 재개발 구역은 단 한 건도 없을 정도”라고 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그만큼 재개발을 억제했다는 뜻이다. 시장이 바뀌면서 서울시의 주택정책 기조도 한순간 바뀌었다.

기조 급변은 ‘스피드 주택공급’과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동시에 외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되면서 이미 예고된 일이다. 시장이 결론을 제시했으니, 공무원은 논리를 뒷받침해야 한다. 하지만 전임 시장의 3선 재임 기간 짧지 않게 유지한 기조가 있으니, 이를 한순간에 바꾸는 게 자연스럽기도 어렵다. 다시 시장이 내린 결론에 논리를 결합시키는 작업이 분주하게 일어나야 한다. 말이 마차를 끄는 게 아닌, 마차가 말을 끄는 형국이다.

‘재개발 촉진’이란 결론은 지금 법정 계획인 ‘서울도시기본계획’과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주거정비기본계획)’이란 논리의 틀을 거꾸로 이끌고 있다.

‘서울플랜’이라고도 불리는 서울도시기본계획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주거정비기본계획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근거를 둔다. 각각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도시 발전 계획과 주거지 정비·관리 계획을 담기 때문에, 관계 공무원이나 이해관계자는 물론 일반 시민까지도 두루 참고한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중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2014)’과 ‘2025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2015)’이 나왔다.

오세훈 시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서울시는 올해 말~내년 초를 목표로 두 기본계획을 새롭게 수립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관련 용역을 오세훈 시장 취임 전부터 최소 2~3년 이상 해왔지만, 시장이 바뀌면서 급부상한 재개발 규제완화 기조와 그 세부 사항을 다급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경향신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26일 서울시청에서 ‘6대 재개발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세훈 시장은 6대 재개발 규제완화책을 발표할 당시 “서울시는 이번 규제완화 대책 시행을 위한 제도변경 절차로 오는 10월까지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의 변경을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래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를 향해 가던 주거정비기본계획은 그 방향과 일정 모두 바뀌게 됐다. 전임 시장 시절에도 주거정비지수제를 두고 완화 방안이 논의되긴 했지만, 오 시장은 완화를 넘어 아예 폐지했기 때문이다.

서울도시기본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재개발 규제완화책에 7층 높이 제한 구역 완화가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오세훈 시장은 공약으로 ‘1년 내 서울시 도시계획규제 혁파’를 내세우며 그 중 하나로 이 7층 높이 제한 규제를 꼽았다.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7층 높이 제한 구역을 포함한 주거지역 구분을 그 근간으로 삼았지만, 새 도시기본계획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은 결국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7층 규제 폐지 등에 관한 용역비용 2억원을 책정했다.

새 시장 기조에 발맞춘 ‘기본계획 급전환’을 두고 서울시의회에선 그 절차를 문제 삼는 비판이 나온다.

김종무 시의원은 지난 21~22일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시 도시계획국과 주택건축본부를 상대로 “정책을 먼저 발표해 버린 다음 (관련 기본계획) 연구용역에 반영을 하라고 요구하는 이 절차가 맞느냐”라며 “시장이 바뀌고 한순간에 이렇게 방향이 전환되면 그게 과연 맞는 것인지, 소신을 갖고 하는 것인지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기본계획의 신뢰성은 시민의 문제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2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민의 재산권을 규제하는 계획이 절차적 타당성을 지키지 않고 어떻게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오세훈, 결국 ‘박원순표’ 규제책 폐지···재개발 문턱 낮춘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 [뉴스레터] 식생활 정보, 끼니로그에서 받아보세요!
▶ 경향신문 프리미엄 유료 콘텐츠가 한 달간 무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