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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이낙연·박용진은 왜 '메타버스'로 갔을까?(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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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열풍이 불고 있다. 가상공간에 대선 캠프를 차린 이낙연 전 대표(오른쪽)과 박용진 의원(왼쪽), 가상공간을 체험하며 디지털 영토 확장에 관심을 쏟고 있는 이광재 의원.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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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비대면 대선 홍보 전략…"지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

[더팩트ㅣ박숙현 기자] 정치권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바람이 불고 있다. 가상공간 안에서 대선 주자들은 선거 캠프를 차리고, 주요 인사들은 사무실을 꾸렸다. 내년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 세대를 겨냥해 '혁신'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잠재적 유권자인 10대와의 소통을 늘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가상세계에서의 정치 활동이 유권자 지지로 이어지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정치권에선 네이버 증강현실(AR) 플랫폼인 '제페토(ZEPETO)'를 무대로 메타버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이곳에는 사용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콘셉트에 따라 가상 공간을 별도로 꾸밀 수 있는 '맵'이 있다. 벚꽃가페, 비치타운 등 현실과 유사한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여권 '빅3'인 이낙연 전 대표는 22일 제페토에서 국가 비전인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공개했다. 이 전 대표 출마 선언식의 가상 공간 버전인 셈이다.

이 전 대표 측이 자체 제작한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맵에 들어가면 오프라인 행사장처럼 무대나 의자 등을 배치했다. 전면에 이 전 대표의 사진이 걸린 초대형 LED 전광판을 통해 그의 대선후보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알려준다. 안으로 입장하면 이 전 대표의 플레이리스트 등이 진열돼 있고, 내빈 테이블에는 이 전 대표 저서 '이낙연의 약속'이 올려 있다. 행사장 뒤편에 있는 '이낙연의 기억' 전시관에는 이 전 대표와 국민이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이 전 대표도 직접 맵에 입장해 사용자들과 사진을 찍거나 춤을 추는 등 가상공간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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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실은 가상공간에서 유권자들과의 상시적인 만남을 통해 코로나19로 겪는 소통의 아쉬움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낙연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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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1일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대선 캠프 출정식을 열었다. '세대교체'를 강조하는 박 의원은 이를 두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시대교체와 정치의 세대교체의 상징과 같은 첫 출범"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메타버스 대선캠프를 유권자로부터 정책 제안이나 의견을 받는 국민 소통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같은 당 박주민 의원도 오는 25일 오후 5시에 제페토에 '박주민 의원실' 개소식을 연다. 박 의원실은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가상공간 사무실에서 유권자들의 의견을 듣는 '제페토 주민의 날'을 열고, 오프라인과 동일하게 이곳에서 취합한 의견들을 검토해 입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제페토 사용자의 80%가 10대임을 고려, 이들을 겨냥한 아이디어도 구상 중이다. 박주민 의원실 관계자는 "중·고등학교 학칙이나 각 지자체별 학생인권조례가 효력이 있는지 등 의견을 받고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입법화할지 10대 유저들과 간담회 하는 식으로 활용해보려고 한다"며 "(가상 사무실을) 홍보하기도 전에 이미 (가상 사무실에) 들어온 10대들도 있어서 확실히 반응이 있다고 느꼈다.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계속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대선주자와 정치인들의 가상공간 참여는 10대와 20·30세대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유튜브 채널에서 신인가수 '최메기(MEGI)'라는 부캐(부캐릭터)공개하고, 여권 대선 주자 중 맏형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힙합 전사'로 변신한 것처럼 이른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 유권자의 '변화' 요구에 부응하고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메타버스'의 정치 소통 창구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많은 분야에서 변화가 있었는데 유독 정치에선 그런 변화가 더뎠다. 선거 홍보 방식도 코로나19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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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공간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의 진입장벽, 현실 공간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박용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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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오프라인처럼 가상공간에서 유권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정책과 비전을 홍보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우선 가상공간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의 접근성이 낮아 현재로선 확장성이 크지 않다. 23일 오후 기준 팔로워 수는 △이낙연 의원 (202명) △원희룡 지사(88명) △박주민 의원 (63명) △이광재 의원 (7명) 순으로, 최대 200명대에 불과하다.

또 기술, 비용 등의 문제로 물리적 실제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메타버스에 가장 먼저 눈길을 돌렸던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달 30일 가상 공간 맵인 '원희룡 월드'를 제작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지사님이 익숙해지는 단계라 직접 체험해보는 상황이다. 관련해 유튜브 콘텐츠도 만드는 등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메타버스가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권 주자 가운데 '메타버스 대선 캠프' 계획을 먼저 밝혔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실 등은 플랫폼에서 기본 제공되는 아이템들을 활용해 자체 제작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조금 더 현실적이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아무래도 가상이다 보니 '대표님을 실제로 만나면 좋겠다'고 말씀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또 대표님은 금방 적응하고 이해했지만 많은 분들에게 (가상 공간을) 설명하고 안내해드리는 게 쉽지는 않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메타버스'를 통한 소통의 의미와 목적을 정확히 알고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국내 메타버스 권위자인 김상균 강원대 교수(산업공학과)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홍보 수단으로) 아직은 TV를 선호하는데 최근 발표된 자료만 봐도 세대별로 TV 시청 시간이 다르다. 기존 매체로만 소통하다 보면 세대적으로 마이너스 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젊은 층이 있는 공간으로 정치인이 들어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기존 소셜미디어는 페이지 형태로 관리된다. 공지이지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메타버스는 양방향 소통성이 강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국민과의 대화 창을 열겠다'는 측면에서 메타버스를 잘 활용하면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슈화된 것에 주목하다 보니 (메타버스 활용을) 왜 하는지 자신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어떤 세대와 어떤 식으로 대화할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고 빈 부분을 메타버스에서 채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통화에서 "(정치권의 가상공간 활용은) 20·30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이준석 열풍' 속에서 세대교체 분위기가 있는데 뒤처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만 이미지적으로는 긍정적인데 일반인들은 아직 메타버스에 대한 이해가 적다. (가상공간 마련이) 표로 연결되거나 지지로 이어진다고 기대하기엔 시기가 좀 빠른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unon8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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