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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국 주택가격 23.6% 폭등…유럽도 사상 최고수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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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월 집값 중간치 35만300달러

네덜란드, 12.9% 뛰어 20년만 최고

거래량 감소해 ‘정점 찍었다’ 분석

중앙은행 긴축 늦춰 ‘더 상승’ 전망도

투자·임대 업체 ‘싹쓸이’ 비판 커져


한겨레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의 집값이 사상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매물로 나온 주택. 서프사이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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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일부 나라의 집값이 정부의 경기 부양책 영향으로 사상 최고치 수준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거대 투자 기관이나 임대 업체의 ‘싹쓸이 주택 매입’에 대한 반감과 비판도 커지고 있다.

미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는 이날 미국 기존 주택 가격의 중간치가 5월 35만300달러(약 3억8500만원)로, 한해 전보다 23.6%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5월 집값도 한해 전보다 12.9% 상승함으로써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이 나라 통계청이 발표했다.

경제 예측 분석 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등의 자료를 보면, 주요국 가운데 1년 전 대비 최근 주택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는 스웨덴과 덴마크가 꼽혔다. 두 나라의 가격 상승률은 15%를 훌쩍 넘는다. 러시아, 미국, 한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대만, 브라질도 집값 상승률이 10~15% 수준을 기록했다. 홍콩, 일본, 이탈리아 등은 상승률이 2~3%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스페인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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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기존 주택 거래량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5월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1% 줄었다. 미국의 경우, 4월 대비 5월 매물이 7% 늘었음에도 같은 기간 거래량은 0.9% 감소했다. 미국의 경제 분석 자문 기업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언 셰퍼드슨 수석 분석가는 “거래량 감소와 이에 따른 매물 증가는 가격 상승 압력이 조만간 약해지기 시작할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으로 돌아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 경제분석가는 “느슨한 통화 정책이 자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면서, 향후 급격한 가격 조정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 상승세는 근본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공급이 부족한 데서 기인하지만, 자금력을 갖춘 투자기관과 임대업체들의 집중적인 주택 매입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채권 매입 정책의 재검토 가능성 측면에서 최근의 집값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집값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하면서 투자기관들의 집중적인 주택 매입 문제를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은 이날 단독주택 임대업체 ‘홈 파트너스 오브 아메리카’를 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캐플런 총재는 “단독주택 구매자들이 계속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 매입이 주택시장을 위해 계속 필요한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은 유럽에서도 대규모 임대업체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에서는 주택 10가구 이상 구매자에게 인지세 10%를 부과하는 규제책을 도입했다. 또 독일에서는 대규모 주택 임대업체 두곳의 합병을 앞두고 임대료 상한선 도입이나 임대업체 국영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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