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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기료 또 동결...한전에 떠넘긴 적자 결국 국민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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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민은 오랜 세월 전기료를 전기세로 불렀다. 전기요금을 세금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기료 인상에 매우 민감하다. 역대 정부든, 현 정부든 전기료 인상을 놓고 국민 눈치를 보는 이유다.

정부와 한전이 치솟는 국제유가에도 3분기(7~9월분) 전기요금 인상을 2분기에 이어 또 동결했다. 최근 고물가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우려한 정부 요청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시가격 상위 2% 종부세’처럼 정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 걸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올해 처음 시행된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3분기 전기료 인상은 불가피했다. 3분기 전기료는 3~5월 연료비에 따라 결정된다. 이 기간 유연탄과 벙커C유의 세후 평균 가격은 각각 ㎏당 133.65원과 521.37원으로, 전분기보다 18% 올랐다. 이를 반영하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2분기보다 kWh당 3.0원 인상돼야 한다. 월평균 350kWh를 쓰는 4인 가족 기준으로 보면 한 달 1050원 정도 전기료를 올려야 했다. 한전은 2분기 인상분(kWh당 2.8원)도 올리지 못했다. 지난 4월 서울·부산시장선거를 앞두고 여당 요구로 유보된 것이다. 전기요금 합리화를 취지로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가 두 차례나 지켜지지 않은 건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전기요금 체계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탄소중립 실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기도 하다. 연료비 상승으로 전기료가 올라가면 전기 소비가 줄면서 탄소 배출량도 감소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선진국은 연동제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전기료 동결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한전이 떠안아야 한다. 증권사들은 한전이 2분기 877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3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1일 한전 주가가 6.88% 급락한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한전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늘리고 있어서다. 한전의 부채는 지난해 132조원을 넘어섰고 2024년엔 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료 동결은 당장은 좋은 일 같지만 결국 국민 부담으로 되돌아온다. 공기업인 한전에 떠안긴 적자는 국민세금으로 갚아야 한다. 차기 정권과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나 마찬가지다. 무력화된 원가연동제를 복원하고 궁극적으로는 현존하는 가장 값싼 청정에너지원인 원전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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