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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코로나 누적 사망 50만명…분노한 시민들, 대통령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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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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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백신 접종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있지만 라틴아메리카(남미)에서는 오히려 상황이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부의 대응 실패가 대량 감염과 사망으로 이어지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왔고, 이는 정치권의 격변으로 이어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미가 의존했던 중국산 백신이 크게 효과가 없었으며, 부실한 의료시스템이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21일(현지 시간) WSJ는 코로나19 위기가 정치권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남미의 상황을 전했다. 남미의 인구는 전 세계의 5% 정도지만, 최근 코로나19 사망자의 25%가 남미에서 나오고 있다.

WSJ는 남미에서 정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사망자가 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됐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전역에서는 반정부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브라질에서는 자이르 보르소나우 대통령에 대한 시위와 탄핵 요구가 거세지며, 브라질 의회는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페루에서는 마르크스주의를 내세운 정당의 대표가 대통령에 뽑혔다. 칠레에서는 좌파 정당들이 새 헌법 초안을 작성 중 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남미의 파라과이다. 미국보다 19배 더 높다. 인구 5000만 명의 콜롬비아에서는 지난주에만 42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아프리카 전체 사망자보다 50% 가량 더 많다. 브라질은 최근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누적 사망자 50만 명을 넘겼다.

WSJ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10개 국가 중 7곳이 남미라고 전했다.

현 상황의 원인으로는 느린 백신 접종 속도, 감염력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 확산 등이 꼽혔다. 남미 주요 도시는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 의료시스템이 유럽이나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는 점도 원인이다. 아프리카인이나 아시아인보다 비만률이 높다는 점도 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많은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정부의 무능’이다.

아르헨티나는 2월 이후 확진자가 4배 이상 늘었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백신 확보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현재 아르헨티나의 백신 완전 접종률은 8%, 1차 접종률은 약 30% 정도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키티 사누아스 씨는 4월에 1차 접종을 받은 뒤 아직까지 2차 접종 안내는 듣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정부에게 완전히 버림 받았다”고 말했다.

페루에서는 펜데믹 초기 빅터 자모라 보건부장관이 “두 번째 대유행은 없다”며 병원에서 쓰이는 의료용 산소통 공장 신설을 불허했다. 이후 페루에서는 2차, 3차 대유행이 일어났고 중증 환자가 급증했지만 의료용 산소가 부족해 많은 환자가 숨졌다. 자모라 장관은 뒤늦게 “정부의 오판”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이미 참사는 일어난 뒤였다. 현재 인구 3200만의 페루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19만 명을 넘었다.

WSJ는 브라질이 중국 시노백 백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염병 학자들은 시노백 백신이 1차 접종 뒤에도 예방 효과가 거의 없다고 지적하며 남미의 상황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WSJ는 비만도가 높은 사람들이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하게 나타났고, 남미 인구의 약 60%가 과체중이라고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19살 미만 청소년 약 20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고 이 중 40%는 올해 사망했다.

향후 전망도 암울하다. WSJ는 남미의 펜데믹이 앞으로 수년 간 수백 명을 빈곤으로 돌려놓고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빈곤층의 아이들은 1년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병원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암 등 기존 질병에 대한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라 앞으로 더 심각한 의료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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