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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클라우드 기업으로 전환 보폭 넓힌 오라클··· ‘가성비’ 무기로 AWS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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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M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프로세서 '암페어 알트라' 출시
- 인텔, AMD, ARM 3개 선택지 유연하게 제공
- 크리스 챌리아 오라클 부사장 '다양한 선택지가 혁신 불러온다'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이 이종현기자]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오라클을 지칭할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은 '데이터베이스(DB) 시장의 절대강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었다. '클라우드 시장의 추격자'다. 대표적인 '레거시(Legacy) 기업'으로 불리는 오라클은 자사가 가진 영향력을 십분 발휘해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오라클은 지난 5월 ARM 기반 클라우드 네이티브 중앙처리장치(CPU) '암페어 알트라'를 출시했다. 인텔과 AMD가 양분하고 있는 서버용 CPU 시장에서 압도적인 가격대비성능을 자랑하는 암페어 A1 컴퓨팅 클라우드 인스턴스를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크리스 챌리아 오라클 아태지역 고객 전략, 사업개발 및 통찰 담당 수석 부사장은 <디지털데일리>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새로이 출시한 ARM 기반 프로세서는 고객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객들은 더 비용 효율적이고, 자사의 서비스에 적합한 선택지를 저울질해본 뒤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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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가격대비성능을 자랑하는 '암페어 알트라'=크리스 부사장이 강조한 ARM 기반 프로세서의 특장점은 비용 효율성과 안정성이다. 처리하는 작업에 따라 다르지만 인텔이나 AMD 대비 충분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CPU에 간략한 이해가 요구된다. 최근 출시되는 CPU에는 복수의 코어와 스레드가 있다.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인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최대 40개의 코어와 80개의 스레드를, AMD는 64개 코어와 128개 스레드를 담고 있는 것이 그 예다.

CPU를 공장에 비유하면 코어는 공장 안의 노동자고, 스레드는 코어(노동자)가 일을 할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 같은 작업 공간이다. 코어가 많다는 것은 일을 할 노동자가 많다는 의미이며 이는 컴퓨팅 성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 작업 효율이 높아진다는 것과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는다. 자동차와 모니터를 동시에 조립하는 공장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한 명의 노동자가 자동차와 모니터 조립을, 여러 라인을 옮겨 다니며 번갈아 한다면 그 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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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공장에서는 이와 같은 비효율적인 작업을 하지 않지만 데이터센터에서는 늘상 발생하는 문제다. 고객이 특정 서비스를 클라우드에서 구동할 경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오로지 그 서비스를 위해서만 전체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서버가 복수의 서비스를 동시에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컴퓨팅 자원의 낭비가 발생할 수 있다. 서버를 빌려 쓰는 클라우드 특성상 낭비는 곧 비용 증대로 이어진다.

크리스 부사장은 '가령 64개의 코어가 있는 CPU의 경우 클라우드상에서 하나의 코어를 8개, 16개로 나눠서 제공한다. 하나의 컴퓨팅 파워를 나누면 다른 코어가 수행하는 워크로드에 영향을 받는다든지 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8코어를 쓸 때 1코어의 8배 성능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5~6배의 성능이 나오는 이유'라며 인텔, AMD 프로세서의 단점을 지적했다.

그는 '암페어 A1은 이와 같은 문제가 없다. 8개 코어를 사용한다면 8배에 근접한, 예측 가능한 컴퓨팅 파워를 제공한다'며 '이와 같은 특성을 통해 암페어 A1은 x86 기반 인텔, AMD CPU대비 4배 이상 높은 가격대비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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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프로세서는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에 특화'=ARM 프로세서가 서버 시장에서 장점을 지니게 된 데는 개발 환경의 변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 컨테이너 기반의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의 도입이 늘면서 서버 시장에서 활용되지 못하던 ARM 프로세서가 재조명받기 시작했다는 것이 크리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의 애플리케이션(앱)은 하나의 큰 덩어리로 구성돼 있었다. 크고 무거운 앱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강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했고, 이것이 멀티코어-멀티스레드로 확산돼 온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앱은 대부분 여러 앱을 블록처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크고 무거운 앱을 구동하는 데 장점을 지녔던 기존 프로세서가 비효율적이게 됐고, 서버용 CPU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왔던 ARM 프로세서가 효율적이게 됐다'고 전했다.

ARM 프로세서가 기존 프로세서 대비 특장점을 보이는 것은 인공지능(AI)을 위한 머신러닝(ML)이나 비디오 인코딩 등이다.

오라클의 테스트에서 OCI 암페어 A1은 엔진엑스(NGINX)에서의 성능에서 AMD 대비 32%, 인텔 대비 69%의 높은 가격대비성능을 보였다. 비디오 인코딩에서도 높은 성능을 보였다. H.264 코덱에 대한 ARM의 테스트에서 암페어 A1은 동급 AMD CPU 대비 22%, 인텔 대비 98% 더 나은 가격대비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높은 효율을 보인 것은 AI 성능이다. 오라클 테스트에 따르면 AI 추론 벤치마크에서 암페어 A1을 활용했을 때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RM 기반 프로세서 대비 2~9배가량의 높은 가격대비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 AMD와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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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이 만능은 아냐,,,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지원=적극적으로 ARM 프로세서가 지닌 이점을 알리는 크리스 부사장. '그러면 이제 ARM이 서버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지위를 누리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ARM 프로세서가 정답이라는 것이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 하나를 더한 것'이라고 답했다. 'ARM이 우수한 성능을 지녔고, 최신 컨테이너 환경에 적합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워크로드에서 좋은 성능을 제공한다고는 할 수 없다. 각각의 워크로드마다 효율이 높은 컴퓨팅이 제각각인 만큼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크리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오라클은 고객에게 자신의 서비스가 ARM, 인텔, AMD 등 어떤 프로세서에 적합한지, 비용 효율적인지 확인해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또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을 직접 설정할 수 있는 재량을 제공한다. 1개 코어에 메모리 64기가바이트(GB), 16개 코어에 메모리 16GB 등 자유로운 구성이 가능하다.

크리스 부사장에 따르면 다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가 4코어, 메모리 32GB 등으로 패키지화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 티셔츠의 사이즈를 S, M, L, XL로 정해서 파는 것과 같은 형태다.

크리스 부사장은 '워크로드에 따라 필요로 하는 컴퓨팅 자원은 유동적이다. 코어는 많이 필요하지만 메모리는 적게 필요한 고객이 있는가 하면, 코어는 적게 필요한데 메모리는 많이 필요한 고객도 있다. 패키지화된 컴퓨팅 자원을 이용할 경우 비용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오라클은 이런 부분에서 유연한 정책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라클의 핵심 전략은 고객에게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페어 A1 프로세서의 출시나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것 모두 그 연장선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 부사장은 '고객사가 A, B, C 3개의 워크로드를 가지고 있다면 각각의 워크로드를 테스트해본 뒤 A는 인텔, B는 AMD, C는 ARM으로 구동할 수도 있다'며 '선택지가 많아지면 혁신이 뒤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오라클은 고객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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