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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0' 목표에 勞勞갈등 폭발..."제2·제3의 인국공 언제든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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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파열음 내는 친노동정책]

비정규직 정규직화 밀어붙인 정부

결정 책임은 기관·노사에 떠넘겨

서울교통公도 콜센터 직고용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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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한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파열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갈등에 이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들의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노노(勞勞) 갈등으로 공단 이사장이 3일간 단식에 돌입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민간 위탁 고객센터 상담사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자 기존 공사 직원들이 집단 반발에 나서는 등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건보공단과 서울교통공사의 연이은 노노 갈등이 제2, 제3의 인국공 사태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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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건보공단 노조와 고객센터 노조 간 ‘고객센터 민간 위탁 사무논의협의회’가 열렸다. 그동안 대화 테이블에 참석하지 않던 건보공단 노조와 고객센터 노조가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건보공단 노노 갈등의 원인 역시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있다. 건보공단 등 공공 기관은 대개 민간 업체에 고객센터를 위탁해 운영한다. 고객센터 직원들은 민간 전문 업체의 정규직 직원이다. 정부는 집권 초기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공공 부문의 민간 위탁 사업도 정규직 전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을 수용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민간 위탁 사업의 직고용 및 정규직 전환 여부를 각 기관 노사가 ‘협의회’를 구성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해 실질적인 결정 책임을 기관에 떠넘겼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 등은 고객센터 직원을 직접 고용했지만 건보공단의 경우 정규직 노조가 이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공단 노조는 5월 공단 측이 구성한 협의회 참여를 거부했고 고객센터 소속 조합원 970명은 이달 10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서울교통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30대 정규직 직원들이 주축인 서울교통공사공정연대(서공연)는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군자차량사업소에서 ‘민간 위탁 콜센터 직고용 반대’ 침묵시위를 벌였다. 서공연 관계자들은 공사노조 건물 앞과 회의장 앞에서 ‘공정의 가치’ ‘기회는 불평등, 과정은 불공정, 결과는 역차별’이라고 적힌 팻말 등을 들며 민간 위탁 콜센터 직원들의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전 사회적으로 불공정 분노를 일으켰던 인국공 사태 또한 정부가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비롯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일 차인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비정규직 직원들과 만나 “임기 내에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렇게 인천공항공사는 문재인 정부 ‘비정규직 제로’ 공약의 1호 사업장이 됐으며 공사 취업을 앞둔 젊은 층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밀어붙이기의 후폭풍은 거셌다. 지난해 6월 인천공항공사가 1,902명에 달하는 보안 검색 요원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히자 공항공사 노조는 당시 구본환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인 것은 물론 감사원에 직고용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같은 해 10월 1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인국공 사태에 대한 불공정 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 측은 노노와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직고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정부가 무리하게 공공 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밀어붙이면서 노노 갈등은 점점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도별 노사분규 건수는 △2017년 101건 △2018년 134건 △2019년 141건 △2020년 105건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집회 금지 조치가 영향을 미쳤을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발표했는데 이는 공기업 입사를 준비했던 취업준비생들의 염원을 모두 무시하는 것”이라며 “노노는 물론 노사 차원에서도 현실적으로 수용 불가능한 내용을 밀어붙였기 때문에 임기 말에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홍용 기자 prodigy@sedaily.com,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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