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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난 꿩 잡는 매" 秋 대선 도전 공식화…與내부선 "올 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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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오고 있다.”

17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라디오 인터뷰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재선 의원의 반응이다.

중앙일보

지난 13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많은 분들이 출마 권유를 하는 상황"이라며 이달 안에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전날 부산에서 열린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 영남본부 발대식 참석한 뒤 페이스북에 "'우리가 추미애다' 손피켓과 외침에 심장이 뛴다"며 "정직한 땀이 공정한 대접을 받는 세상을 여는 길에 저도 함께 하겠다"고 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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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꿩 잡는 매”라는 표현을 썼다. “제발 대선 후보가 되시길 바랍니다”라고 한 국민의힘 지지자의 메시지에 대해 “언론이 추미애가 나오면 윤석열을 키운다는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에 그런 것에 연동 되신 것 아닌가 싶다”며 “꿩 잡는 매가 두렵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이 꿩이라면 자신이 매라는 의미다.

최근 언론 인터뷰 등 공개 행보를 재개한 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악마’에 비유하는 등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자신을 적극적으로 윤 전 총장의 대항마 위치에 놓은 발언은 이날이 처음이다. 추 전 장관은 ‘꿩 잡는 매’의 의미에 대해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지휘감독자였던 나”라고 부연했다. 추 전 장관은 대선 출마 선언 시기와 관련해 “당도 아마 서두르고 있지 않나 짐작이 된다. 거기에 따라 나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주 중 더불어민주당의 대선기획단이 출범하면 그 직후 출마선언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6월 말 또는 7월 초 출간 예정인 대담집도 소개했다. 추 전 장관은 “검찰개혁이 왜 필요한지 또 무엇이 안 되어 있는지 그런 것을 알기 쉽게 말씀 드리는 책”이라며 “추-윤 갈등이라고 자꾸 하는데 그 이면은 무엇인가, 진실은 무엇인가에 관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책은 『조국의 시간』을 출간한 한길사에서 나온다.

추 전 장관의 도전은 이미 대선 행보를 이어 온 선발 주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74명의 민주당 의원 중 추 전 장관을 따르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없지만 당원들 사이에서 추 전 장관 지지세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조국 수호’를 외쳤던 극성 친문 그룹인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이 사실상 추 전 장관 지지단체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전국 오프라인 조직망을 구축하고 있는 개국본 회원수는 “4~5만 명”(민주당 당직자)으로 추산되고, 구독자가 21만 명을 넘는 추미애TV의 게시물에는 늘 4~5만 개 수준의 ‘좋아요’가 달린다.

추 전 장관의 한 측근은 “구독자 대다수가 당원”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추 전 장관을 지지하는 당원이 10만 명은 넘을 것”이라며 “당원(50%)과 일반인(50%) 여론조사로 치르는 컷오프는 무조건 통과할 것이고 본경선에서도 무시 못 할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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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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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전 장관은 자신이 윤 전 총장을 키운다는 인식을 “언론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지만 다수 민주당 의원들의 긴장감도 이같은 인식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한 수도권 의원은 “추 전 장관이 주자로 나서면 추-윤 갈등 2라운드가 벌어지고 ‘조국의 시간’이 재소환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두고 경합해 온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의 긴장감은 더 높다. 정 전 총리를 따르는 한 3선 의원은 “윤석열을 저렇게 키워 주고 당을 힘들게 만든 원인이 된 사람이 굳이 나오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를 돕는 한 의원도 “악재인 것은 맞지만 이미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은 추 전 장관을 지지하는 그룹과는 거리가 있다”며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해 지지율을 끌어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의 등장은 파열음이 커지고 있는 경선연기 문제에서도 변수다. 이 지사와 가까운 한 의원은 “추-윤 갈등에 대한 기억을 연말까지 끌고 가선 누가 후보가 되도 본선이 어렵다”면서 “경선을 일정대로 치러 본선 후보 중심으로 당의 방향을 전환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총리의 한 측근 인사는 “현재 당헌ㆍ당규가 추 전 장관이 대표일 때 도입돼 나서기 쉽진 않겠지만 추 전 장관도 내심 경선 연기를 원할 수 있다”며 “경선 연기가 후발 주자들에게 기회를 줘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15일 “원칙을 수용하는 것이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의 안정적인 운영, 국민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기 반대 입장이지만 표현은 완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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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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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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