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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윤석열 “여야 협공 대응 안해…내 갈 길만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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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검증’ 야 ‘입당’ 압박 무시전략

“국민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 할 것”

유승민 “빨리 링에 오르는 게 도리”


한겨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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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이달 말 정치 참여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 내 갈 길만 가겠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으로 점차 접어들면서 야권 유력 후보인 윤 전 총장에 대한 정치 참여 선언 및 국민의힘 입당 압박 등이 점점 거세지자, 일단 방어막을 치면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을 통합해서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정치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고 이동훈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여야 협공에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 국민이 가리키는 대로 큰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검증을 압박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입당을 채근하는 국민의힘 양쪽에 대해 일종의 ‘무시 전략’으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의 정당정치를 넘어 이른바 ‘탈진보 세력을 아울러 압도적 정권교체를 완성하겠다’는 자신의 구상이 ‘큰 정치’라는 주장이다. 주로 정치권 바깥의 ‘제3세력’이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때 쓰는 방식이다.

윤 전 총장의 이날 발언에서 도드라진 것은 ‘여야 협공’이라는 표현이다. 최근 ‘윤석열 엑스(X)파일’을 거론하며 철저한 검증을 벼르는 민주당뿐 아니라 입당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이 동시에 드러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어떤 사람들과 윤석열이 함께하는지 보여주지 못했고, 언론인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 하는, 준비가 안 된 모습이었다”며 “당은 개인이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하는 조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입당했어야 했다. 조금 늦었다. 그 와중에 공수처에 수사 빌미를 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쪽은 그동안 정치 참여나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선 줄곧 “윤석열의 시간표가 있다”, “‘윤석열식 입당’을 하겠다” 등 선문답 같은 애매모호한 답변을, 본인이 아닌 주변이나 측근을 통해 전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윤 전 총장 쪽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 “다 말씀드렸다.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이런 ‘행보’에 대한 국민의힘 인사들의 비판과 견제는 이어졌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지금 정치를 할지, 안 할지 이런 애매한 상태에 있는 것보다는 빨리 링 위에 올라오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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