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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컵라면 익힐 온도로 끓인 커피…자주 마시면 벌어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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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구입한 아메리카노 온도는 80~85도…100℃에 가까워

뜨거운 커피 매일 마시는 습관은 식도암 등 위험도 높여

식도암 위험 낮추려면 받은 후 7~10분간 식혀 마셔야

세계일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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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00억 잔이 소비될 정도로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사랑받는 ‘커피. 하지만 커피는 카페인 등 특유의 성분과 효능 때문에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특히 생각보다 커피의 온도가 뜨겁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식도암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을 줄곧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은 뜨거운 커피의 온도를 특별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적잖이 나온다.

해럴드경제에 따르면 의학전문가들은 뜨거운 커피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식도암 등의 위험이 커져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음식물이 통과하는 식도는 잘 늘어나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암이 발병해도 초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평소 식습관으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식도암의 문제는 비단 뜨거운 커피만이 문제가 아니다. 겨울철 길거리에서 마시는 뜨거운 오뎅 국물이나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김치찌개, 좀처럼 식지 않는 돌솥용기 삼계탕 등도 식도암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커피를 제외한 나머지 음식들은 매일 하루 2~3번 섭취하는 일은 별로 없지만, 뜨거운 커피는 일상적으로 마시기 때문에 식도암을 일으키는 위험 인자로 꼽히는 것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 2016년 보고서를 통해 '뜨거운 커피'가 식도암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IARC 연구팀은 “뜨거운 음료를 자주 마시면 식도에 온열화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 식도암으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뜨거운 음료를 일상적으로 자주 마시는 나라는 식도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식도암 위험은 말 그대로 ‘온도’ 때문”이라며 “음료 자체의 탓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에도 ‘국제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뜨거운 차를 마시면 식도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논문에 따르면 5만 여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 결과 60도 이상의 차를 하루에 700㎖ 이상 마시는 이들은 60도 미만의 차를 하루 700㎖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들보다 식도암 위험이 90% 높았다.

해당 연구에서 온도는 60도가 기준이다. 즉 ‘뜨거운’을 ‘따뜻한’으로 바꾸기만 해도 식도암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다.

WHO는 종류와 관계없이 ‘65도 이상’으로 제공되는 뜨거운 음료를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이는 한국인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한국인들은 ‘뜨겁다’를 ‘시원하다’고 표현하는 등 뜨거운 국물이나 차를 마시는 걸 즐겨하기 때문이다.

김이 나는 대부분의 음식과 차는 이 65도 온도를 넘기기 쉽다. 식탁에 막 올려진 된장찌개는 70도, 삼계탕은 82도 정도다. 커피전문점에서 건네받은 ‘핫 아메리카노’는 보통 80도~85도 정도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으나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건네받은 셈이다.

이 정도라면 컵라면에 방금 받은 커피를 부었을 경우 컵라면이 익을 정도의 온도다. 이는 TV 등에서 실험으로 입증한 바 있다.

따라서 커피를 마실 때 식도암의 위험을 예방하려면 커피를 받은 후 7~10분간 식힌 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주문시 ‘미지근하게’ 또는 ‘너무 뜨겁지 않게’라고 미리 요정하는 것도 좋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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