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백신접종 연령 조정도 고려해야
1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법무사회관 옥외 전광판에 백신 접종 참여 안내문이 게재되고 있다. 2021.6.16/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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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김태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받고 '혈소판감소성 혈전증(TTS)' 증상이 확인된 30대 환자가 사망했다. 이에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것도 좋지만 안전 문제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나왔다.
현장 의료진과 백신 접종자들이 부작용에 대한 정보를 좀 더 숙지할 수 있도록 질병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연령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전날(16일) "2번째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확정사례자분께서 이날 오후 2시10분경 사망하셨다"며 사망 소식을 알렸다.
해당 환자는 30대 초반 남성으로 지난 5월 27일 AZ 잔여 백신 접종을 받았다. 9일 뒤인 6월 5일께 심한 두통과 구토가 발생해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호전이 없었다. 이후 6월 8일 증상이 악화돼 상급병원에서 TTS 확인을 위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났고 끝내 숨을 거뒀다.
TTS 의심증상은 Δ접종 후 4주 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팔다리 부기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 경우 Δ접종 후 심한 또는 2일 이상의 지속적인 두통이 발생하며,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는 구토를 동반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 Δ접종 후 접종부위가 아닌 곳에서 멍이나 출혈이 생긴 경우에 해당한다.
◇의료진·국민 대상 부작용 의심증상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 사례의 원인으로 증상 발현 이후 대처가 늦어진 점을 꼽았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알려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질병청도 일선 의료진에게 부작용 여부에 대해 계속 주의할 것을 알려야 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17일 "처음 며칠 치료를 놓친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현장 의사들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환자만 보는 것이 아니다 보니 백신 접종의 부작용이라고 생각을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청이 대한의사협회 등을 통해 이런 주의사항들을 일선 의사들에게 바로 메시지로 보낼 수 있다"며 "희귀 혈전증을 의심하고 즉시 혈소판 검사를 의뢰해 이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선 백신접종 현장이 워낙 바쁘다보니 공문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교수는 "접종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속도전만 강조하지 말고 의료진들에게 '이런 증상이 있으면 의심해봐라, 이런 증상은 검사해봐라' 같은 홍보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의료진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부작용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작용이 의심된다면 백신 접종자 본인이 더 적극적으로 의료진에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기석 교수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병원에 가서 얘기할 때 먼저 의료진에게 부작용 가능성을 얘기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이 도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는 "국민들한테 희생을 요구했으면 안전망을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며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국민한테 잘 알리고 의료진이 빨리 진단 및 치료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되니깐 의심도 못하고 진단도 늦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Z 백신 접종연령 높여야…30대 백신관련 부작용 계속 보고돼
김우주 교수는 백신 접종 연령을 다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앞으로도 30대 연령층에서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30대는 모두 8명인데 그중 6명은 백신 접종이 시작된 2021년 2월 전에 사망했고 백신 접종이 개시된 뒤 사망한 사례는 2건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은 30대에서 사망 사례가 보고된 것만 AZ 백신 3명에 얀센 백신 1명이다. TTS로 인정된 경우만 따져도 2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같은 수다.
김 교수는 "30대의 경우 백신의 비용 대비 편익을 따져도 손해"라며 "백신 접종 연령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가능성은 이미 확인됐으나 (혈전) 발생 확률 자체는 희박하다. 이런 것 때문에 접종을 중단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AZ 백신 접종 연령을 어떻게 할꺼냐 이런 건 (재고할 여지가) 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다고 무조건 혈전이 더 잘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AZ 백신 접종이 제한된) 20대의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할 빈도와 백신 접종 시 혈전발생 빈도를 비교했을 때 AZ 백신 접종이 큰 이득이 없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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