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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등 파인 드레스 입고 타투 스티커 붙인 류호정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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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는 그 사람의 외모… 1300만 타투인과 24만 아티스트들을 위해”

타투업법 제정 제정 촉구 기자회견서 등 파인 드레스 입고 ‘파격 행보’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이 있는 거 맞습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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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업법 입법 추진 중인 류호정(사진) 정의당 의원이 등이 한껏 파인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국회 경내에 나타났다. 그의 등에는 여러 꽃 모양 타투(문신)가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류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 본관 앞에서 ‘타투인들의 타투업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낯선 정치인 류호정이 국회 경내에서 낯선 풍경을 연출한다”고 의미심장하게 운을 뗐다.

그는 “누군가는 제게 ‘그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이 있는 게 아닐 텐데’라고 훈계하지만, 이런 거 하라고 국회의원이 있는 거 맞다”고도 주장했다.

류 의원은 “사회·문화적 편견에 억눌린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스피커, 반사돼 날아오는 비판과 비난을 대신해 감당하는 샌드백은 국회의원 류호정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아름다운 그림과 멋진 글귀, 거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타투는 아직도 불법”이라며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30년 전 대법관들의 닫힌 사고방식은 2021년 대한민국의 기준이 되기에 너무 낡았다”면서 “타투는 그 사람의 외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헤어와 메이크업, 패션, 피트니스와 본질적으로 같다”면서 “나를 가꾸고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사사로운 멋부림이 아니라 우리 헌법이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하는 국민의 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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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의원은 “오늘 이 자리에 개성 넘치는 타투인들과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모였다.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지 않느냐”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혹시 보기 불편하다 생각하시더라도 괜찮다. 그런 분들도 나의 불편함이 남의 자유와 권리를 부당히 박탈할 근거가 된다고 여기진 않으실 거라 믿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류 의원이 공개한 ‘등 타투’는 영구적인 게 아니라 유명 타투이스트 ‘밤’이 그린 타투 스티커를 붙인 것이라고 정의당 측은 전했다.

끝으로 류 의원은 “이제 국회 보건복지위의 차례”라며 “지금은 2021년이다. 타투업법을 제정하자”고 거듭 촉구했다.

류 의원이 입법 추진한 타투업법은 지난 11일 발의돼 국회 복지위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 법안은 타투이스트의 면허와 업무 범위, 타투업자의 위생관리 의무, 정부의 관리·감독 등을 규정함으로써 타투업을 합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편 류 의원과 같은 당 소속인 장혜영 의원은 류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담은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정의당이 이런 정당이다. 류 의원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자랑스럽다”고 지지 의사를 표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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