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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상직 도왔다 당선 무효형... 시의원, 선고 나오자 화장실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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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무소속 의원 범행 도운 시의회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전북 전주시의회 이미숙 부의장이 언론이 어려워 화장실에 숨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 부의장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에서 유죄가 나오자 기자들을 피해 화장실 내로 숨어들었다. 기자들은 화장실 입구에서 이 부의장을 끝까지 기다리다 결국 마주하게 됐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이상직 의원과 범행을 도운 시의원 등에 대한 선고공판이 열린 16일 오전 전주지법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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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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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은 화장실 앞에서 “의원님 좀 나와주세요.”라고 외쳤다.

재판이 끝난 직후 법원 3층 화장실 앞에서는 취재진과 법정에 선 시의원 간에 작은 실랑이가 오간 것이다.

재판부로부터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이미숙 전주시의회 부의장이 복도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피해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이어 면소 판결을 받은 정섬길 시의원도 이 의원을 따라 화장실에 들어갔다.

취재진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에 대한 입장이나 항소 여부를 물으려고 했지만, 이들 시의원은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복도와 화장실을 경계로 한 웃지 못할 대치가 이어지길 50여 분째.

복도에서 기다리던 한 기자는 화장실로 들어가 칸 안에 있던 이 의원에게 “유권자인 시민에게 한마디 해달라”며 밖으로 나와달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밖에 있던 정 의원이 대신 “얼마나 당황하겠느냐. 다음에 이야기하자”며 자리를 피해 달라고 요구했다.

취재진과 실랑이 끝에 1시간여 뒤에 화장실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낸 이 의원은 “변호사와 상의하겠다.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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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지난 4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해 신상발언하고 있다. photo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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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로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몸이 약해서 그랬다”고 짧게 말했다. 이후 밖에서 기다리던 차를 타고 법원을 떠났다.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이날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불법 선거운동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전주시의회 이미숙 부의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박형배 시의원에게 벌금 2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같은 형이 확정되면 두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는 다만 전화로 유권자에게 당시 예비후보였던 이 의원 지지를 호소한 정섬길 시의원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근거로 면소 판결했다.

[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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