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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이슈 물가와 GDP

‘백신 맞고 외식할까 했더니’ 물가 들썩, 코로나 전 수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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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단골 평양냉면집을 오랜만에 찾은 신모(42)씨는 메뉴판이 수정된 걸 봤다. 냉면 한 그릇 값이 1000원 올라 1만원대 중반으로 뛰었다. “냉면에 만두ㆍ수육 같은 걸 시키면 웬만한 고기 사먹는 것과 비슷한 가격”이라며 “냉면만이 아니고 다른 음식점을 가도 가격이 많이 오른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외식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외출이 늘고 여름 휴가철도 다가오자 ‘도미노’ 가격 인상이 시작됐다.

중앙일보

서울시내 한 쇼핑몰 푸드코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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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음식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1% 올랐다. 올해 들어 처음 2%를 돌파했을 뿐 아니라 2019년 3월(2.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만 해도 외식 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합 금지ㆍ제한 조치로 많은 음식점이 문을 닫거나 영업에 제한을 받았다. 감염 우려로 외출ㆍ외식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 농축산물 등 원자재 값이 올라도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가게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선 흐름이 바뀌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백신 접종도 늘면서 ‘보복 소비’가 외식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식료품 값이 크게 상승해 더는 가격 조정을 미룰 수 없다는 요식업계 입장도 외식 물가 상승에 한몫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8%에 이른다. 축산물ㆍ수산물ㆍ채소ㆍ과일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다.

물론 외식 물가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완전히 걷힌 건 아니다. 외식 종류별로 비교했더니 죽(7.6%), 햄버거(6.1%), 김밥(4.2%) 등 포장해와서 먹기 좋은 간편식 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소고기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갈비탕(4.2%), 불고기(3.3%), 소고기(외식 기준 3.3%) 등 외식 물가도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외식 물가는 더 오를 수 있다. ‘보복 외식’이 본격화하면 지금의 물가 상승세가 다른 외식 품목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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