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미국-EU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우르줄라 폰데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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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17년간 이어온 항공기 보조금 분쟁을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상호 보복관세로 인한 갈등을 씻어내고 대서양 동맹 관계를 복원해 대중 공조 강화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 참석한 폰데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회의는 항공기 보조금 분쟁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작됐다"며 "17년의 분쟁 끝에 분쟁에서 협력으로 전환해 미국-EU간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같은 날 양측이 향후 5년간 관세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며 합의 조건이 유지되는 한 유예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2019년 EU가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세계무역기구(WTO)의 판정에 따라 와인, 치즈, 위스키 등 75억달러 상당의 EU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WTO가 미국 보잉에도 불법 보조금 지급이 인정된다고 판정하자 EU 역시 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반격에 나섰다. 이후 양측은 지난 3월 4개월 동안 관세를 유예하기로 합의, 2004년부터 시작된 에어버스와 보잉의 보조금 분쟁 해결을 위한 협상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고속 성장하는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미국과 EU가 불필요한 분쟁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 점도 양측이 서둘러 합의를 모색하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동맹을 동원한 대중국 견제 수위는 나날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가 EU와 대중국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미국과 EU는 보잉-에어버스 무역분쟁에서 중대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우리는 중국 기업에게 불공평한 이익을 주는 이 분야에서 중국의 비시장적 관행에 맞서고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 EU 간 무역 분쟁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매긴 관세와 EU가 이에 반발해 미국산 제품에 매긴 보복 관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디지털세를 둘러싼 이견도 여전하다. 유럽 각국은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공룡들을 겨냥해 디지털세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 중인데 미국은 이에 반발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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