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벗어나 수요 느는데
월가 투자자 관심은 그린에너지
석유업계는 투자 유치 어려워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70달러대에 안착한 국제유가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월가 투자자 관심이 친환경 에너지에 쏠릴수록 오히려 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유가 변화.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14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04% 떨어진 배럴당 70.88달러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엔 71.78달러까지 올랐다.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이날 종가 기준으로 각각 72.86달러와 70.78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분야의 투자 자금 흐름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친환경 에너지를 강조하고 나서면서다. 지난 3월 내놓은 2조 25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엔 전기차 보조금, 친환경 에너지 제조, 기후기술 분야에만 2550억 달러를 투입하는 내용이 담겼다.
WSJ은 “최근 투자자는 풍력과 태양광, 기타 재생에너지에 수조 달러의 자금을 붓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가 그린 에너지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석유 등 화석에너지 투자는 급감하고 있다. 리서치 회사인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의 석유 채굴 비용은 3300억 달러(약 369조원)로 2014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로열 더치 셸 등 글로벌 석유 시추 기업의 외부 투자 유치도 어려워졌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일 메이저 회사는 투자자로부터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신재생에너지 산업으로의 다각화를 요구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늘어나는 수요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며 해외여행이 늘면 당장 항공기 운항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항공유는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할 수 없는 분야다. 자동차와 항공기 등 운송용 석유 외에도 플라스틱과 섬유 등에 쓰이는 각종 석유 화학 제품 수요도 향후 10년간 높은 증가율을 보일 전망이다.
JP모건은 석유 업계가 2030년까지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6000억 달러(약 671조 원)의 투자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일부 선물 투자자는 내년 말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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