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서 中 '구조적인 도전'으로 규정…전략 개념 개정 추진
지리적 한계성 뛰어넘을지 주목…"중국, 유럽 어디에나 존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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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 속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동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49년 공산주의 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된 나토는 전통적인 군사적 대응 외에도 중국·러시아의 위협이나 사이버 공격을 포함한 전략적인 환경이 변화하게 되면서 기존의 전략개념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런 인식은 지난 14일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견제를 처음으로 공식화하고 내년까지 전략 개념 개정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나토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구조적인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의 강압적 정책은 나토가 추구하는 근본 가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나토 회원국은 유로·대서양 지역의 공동안보 체제 강화를 위해 나토 2030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전략개념 수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019년 정상회의 때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한 데 이어 2020년 11월25일 발간된 '나토 2030: 새로운 시대에 대처한 협력'에서 중국을 '유럽의 위협'이라고 경고한 이후 점점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한 셈이다.
나토의 동진 가능성은 올해 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나토 탈퇴론까지 꺼내들었지만 바이든 행정부 이후 나토를 끌어안고 중국 견제를 강조하면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1일 나토 2030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러시아와 중국의 체계적 도전에 나토가 대응할 수 있도록 해주고, 기후변화, 사이버 위협을 포함해 새롭게 등장하고 변화하는 도전들에도 대처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와 유럽연합(EU) 간 협력 등 동맹 간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나토가 한국, 호주, 일본, 뉴질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나토의 활동 범위를 미국의 주도하에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른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 중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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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전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 정책 매체인 유랙티브에 "하이브리드 위협(hybrid threats), 사이버 공격, 경제적 강압, 전략적 부패의 세계에서 나토는 더는 지리적 요건에 구속될 수 없다"고 했다.
라스무센 전 사무총장은 "동맹(나토)는 앞으로 독재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전 세계 민주주의를 어떻게 통합하는지, 인도·태평양을 어떻게 자유와 규칙의 영역으로 유지하는지, 독재 국가에 대한 전략적 경제 의존도를 줄이는 등 훨씬 더 많은 정치적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13일 인도 옵서버 연구재단과 인도 정부의 국제전략연례회의인 '라이시나 다이얼로그'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중국은 우리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우리는 중국이 규칙에 의거한 국제질서를 도전하는 공격적인 행동을 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유랙티브는 외교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뜬금없이 나타날 수는 없다고 했다.
나토의 새로운 역할을 위해서는 지리적 범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브루킹스 연구소 분석했다.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태어난 나토의 도전은 유럽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아시아, 특히 중국으로까지 확대된다고 지목했다.
나토가 아시아에서 제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새로운 전략 개념은 러시아와 중국이 규칙을 기반한 질서에 제기하는 도전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나토 회원국이 인도·태평양에서 더 많이 주둔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것은 동맹의 미래의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즉 미국이 중국을 핵심 전략 과제로 보고 있으며 나토가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생각한다면 나토는 아시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위기 관리 계획에 기여하거나 기술 및 경제적 회복성에 초점을 맞추든 방법을 찾아야한다는 것이다.
나토 2030에 참여했던 타칸 일뎀은 이번달 정상회담에 앞서 "나토는 지역적 조직을 남을 것이지만 하이브리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지리적 경계를 넘어서는 것을 살펴야 한다"고 유랙티브에 밝혔다.
일뎀은 나토의 글로벌 접근법에 대해 나토가 세계 경찰이나 세계적인 조직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더이상 너무 먼 지리적 위치에 있는 나라가 아니라며 중국은 유럽 어디에서든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핵심 인프라들은 중국에 의해 통제되며 지중해, 북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중국은 러시아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뎀은 현재 중국은 나토의 직접적인 군사 위협은 아니라며 러시아를 바라보는 방식과 중국을 다루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나토는 EU와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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