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모트·단어가 내려온다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의 열세 번째 시집이다.
40년 켜켜이 쌓인 시력이 스며들듯 배어 나오는 서정시들로 채워졌다. 순수하고 소박한 시어로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며 지친 일상을 어루만진다.
'고요에서 태어난 바람이 온다면/ 가벼이 날아오를 수 있다/ 기다려라 마음이 간 곳으로 손이 간다' (시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 일부)
'안 가면 안 되나요/ 꾀꼬리 울음소리가 멀어져가요/ 나는 아직도/ 당신에게 줄 것이 많이 남아 있어요' (시 '그 계절의 끝' 일부)
문학과지성사. 88쪽. 9천원.
▲ 모르모트 = 일명 '모르모트'로 불리는 의학 실험용 동물의 대명사 기니피그가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장편 판타지.
정부 산하 비밀 연구소에서 뇌 기능 일부 이식수술을 받은 기니피그 네즈는 인간 중에서도 천재 수준의 지능을 보유했다.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던 네즈는 연구원이 되기로 하고 열심히 공부하던 어느 날 자신의 존재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된다. 네즈는 살아있는 인간의 뇌를 사용해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인간의 기억을 이어받은 자신의 과거 이름은 타츠야였다는 사실도 기억해낸다.
하지만 더 큰 비밀은 인간 뇌 기능을 이식받은 기니피그는 뇌세포가 활성화 정점에 이른 이후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파괴된다는 것이다. 네즈는 다른 기니피그와 손잡고 이런 비극을 막기 위해 행동을 시작한다.
필명 피피마루의 첫 단행본 소설이다.
상상출판. 280쪽. 1만4천원.
▲ 단어가 내려온다 =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가작을 받은 오정연의 첫 소설집.
3개 대륙, 4개국. 5개 도시를 유랑하며 노매드로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작가의 궤적을 드러내듯 화성에서부터 쌍둥이 지구까지 어떤 곳에서든 강인하게 뿌리를 내리고 고유한 삶을 이어가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지막 로그', '단어가 내려온다' 등 단편 7편이 실렸다.
오정연은 서울대 미학과를 나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영화 연출을 배웠다. 미국에서 영상기록관리학을 공부하고 미국 대학과 도서관에서 일했으며, 영화 잡지 기자로도 활동했다.
허블. 264쪽. 1만3천원.
lesli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