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기준 사상 최대폭 증가
금통위 회의록 “가계부채 누증·자산가격 급등, 금융불균형 심화 우려”
시중 통화량이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50조6000억원 불어나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최저 수준의 저금리가 지속되고 공모주 청약, 가상통화 투자 등을 위한 대출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경제주체들이 늘어난 유동성을 고수익을 좇는 투자에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5일 공개한 ‘2021년 4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광의 통화량(M2)은 3363조7000억원으로, 3월보다 50조6000억원(1.5%) 늘었다.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 M2에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이상 M1) 외에 머니마켓펀드(MMF)·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4월 M2 증가액 50조6000억원은 2002년 해당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기록으로, 전월 대비 증가율 역시 2009년 2월 2.0% 이후 12년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M2 증가율은 올해 들어 계속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비영리단체(9조9000억원), 기업(15조7000억원), 기타금융기관(16조9000억원) 등 모든 경제주체에서 통화량이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자금, 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다 가상통화 투자 관련 대출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기타금융기관의 통화량 증가도 증권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모주 청약자금이 유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가계가 공모주 청약이나 가상통화 투자 등을 위해 대출을 받아 금융기관에 예치하면 수시입출금식 예금 등으로 잡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M2가 늘어나게 된다. 이 대출로 공모주 청약자금을 증권사에 내면, 돌려받기 전까지 이 부분만큼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통화량으로 집계된다. 기업 부문의 경우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에 따라 중소기업 등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통화량이 늘었다.
이 같은 M2 증가율은 경제주체들의 위험 선호 및 수익 추구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최근 M1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는 데 반해 M2 증가율은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는 점에 대해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경제주체들이 확대된 유동성을 실적 배당 상품이나 주식·부동산·가상통화 투자 등 수익 추구 행위에 활용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이러한 위험 선호와 수익 추구 강화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가 누증되고 자산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등 금융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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