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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안예은 딜레마'를 아세요?…뮤지컬 작곡하는 '성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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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으로 뮤지컬 작곡 데뷔

19일부터 8월22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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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안예은. 2021.06.14. (사진 = 더블엑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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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공연계에서 '안예은 딜레마'라는 말이 유행한다. '공연 덕후'인 가수가 자신의 공연 때문에 일정이 겹친 다른 공연을 보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

'프로 관극러('관극(觀劇)'에 무엇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er이 붙은 공연계 신조어)로 통하는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은 '덕업 일치'를 이뤄냈지만, 스케줄로 보지 못하는 공연도 꽤 된다. SBS TV 'K팝 스타' 시즌 5 출연 당시 숙소 생활로 뮤지컬 '헤드윅' 일부 공연을 날려야 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컬스타 조정석의 팬미팅도 하루만 참여했다.

그런 공연 마니아인 안예은이 창작 뮤지컬 '유진과 유진'(19일부터 8월22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을 통해 뮤지컬 작곡가로 데뷔한다.

안예은과 작가 김솔지·연출 이기쁨·음악감독 양지해가 뭉친 이 작품은 아동 성폭력을 다룬 이금이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강지혜, 이아진, 김히어라, 정우연, 임찬민 등 대학로에서 팬층을 몰고 다니는 여성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눈길을 끈다.

'성덕'(성공한 덕후)의 경지에 이르게 된 안예은을 최근 홍대 앞에서 만나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뮤지컬에는 어떻게 빠져들게 됐나요.

"어릴 때 '밑바닥에서'를 본 기억이 남아요. 아무것도 모르던 때였죠.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고요. 성인이 되면서 매력을 느끼게 된 건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이었어요. 이후 뮤지컬 '광염소나타'과 '팬레터', 연극 '모범생들' 등 주로 대학로 소극장 공연을 많이 봤습니다. 미스터리한 작품들에 관심이 많아요."

-지난 2017년 뮤지컬 제작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그 꿈을 마침내 이루게 됐습니다.

"목표했던 것들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는 행운이 종종 발생해요. 본업(가수)을 열심히 해서 이름이 알려지면 언젠가는 행운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OST도 그렇고, 평소 하고 싶던 작업이 빨리 찾아오는 행운이 큽니다.

-'유진은 유진'은 같은 이름을 가진 두 여중 2학년생들의 성장 이야기지만, 다른 성장 드라마와는 결이 좀 다릅니다. 유치원 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어두운 어린시절를 함께 보낸 이들의 성장과 치유를 그린는데요. 원작은 어떻게 읽었습니까?

"원작은 무거운 주제를 너무 따듯하고 산뜻하게 풀어간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뮤지컬 대본은 좀 더 생동감이 느껴져서 좋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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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뮤지컬 '유진과 유진'. 2021.05.05. (사진 = 낭만바리케이트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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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뮤지컬 음악을 작곡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무엇이었나요?

"제일 큰 고민은 뮤지컬 음악이랑 대중음악의 성격을 완전히 나눠서 생각해야 하는지, 굳이 이분화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대중음악은 전형화된 형식이 있죠. 시작 부분이 있고, 후렴이 있고, 이를 연결해주는 구간들이 있죠. 무엇보다 제가 노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뮤지컬 인물의 내적 자아를 당연히 계속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두 유진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싱어송라이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은 씨는 자신의 이야기보다 만들어진 이야기에 음악을 보태는 것이 흥미롭다고요.

"제 이야기를 하면 별로 재미가 없더라고요. 10곡을 만든다면, 2곡 정도가 제 이야기를 기반 삼아요. 그보다 새롭게 상상하는 이야기가 재미있어요. 주제를 새로 잡지 않아도 되는 편리성도 있죠. 원래 있는 캐릭터에 상상을 더하는 것이 좋은데, 뮤지컬 작업 역시 그랬습니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능소화' 같은 곡을 들으면, 예은 씨가 앞으로 장르물이나 국악 뮤지컬을 하셔도 잘 어울리실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래동화를 재해석하면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콩쥐팥쥐, 장화홍련, 박씨부인전 등이요. 미스터리한 인물들의 사후 세계를 다뤄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요.

-최근엔 광고음악 '문어의 꿈'으로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드라마 OST, 뮤지컬 작곡 등 평소 꿈 꿔온 것들을 하나둘씩 이루고 있는데, 또 품고 있는 소망이 있다면요.

"만화, 게임, 영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지금처럼 제 자리에서 소명을 다 하고 있으면, 또 언제가 행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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