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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까다로운 가상화폐 투자 회계처리…美기업 재무담당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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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가격 내려가면 장부에 곧바로 반영…오를 경우엔 이점 없어"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비트코인 차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한 미국 기업에서 회계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가격 급락에 이어 가상화폐에 대한 엄격한 회계 규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약 13억 달러(한화 약 1조4천50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비트코인으로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테슬라의 자산 운용 방침은 다른 기업들에도 영향을 줬다.

결제 앱 개발업체인 스퀘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크로스트레지디 등이 유동자산에 가상화폐를 포함시켰다.

문제는 가상화폐는 '화폐'라는 명칭에도 불구하고 장부상에 '비한정내용연수 무형자산'(Indefinite-Lived Intangible Assets)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WSJ은 이 경우 기업이 매입한 가격에서 가상화폐 가치가 떨어질 경우에는 회계상 '손상차손'(Impairment) 처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서의 영업외비용으로 들어간다. 손상차손이 늘게 되면 영업외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줄게 된다.

당기순이익의 감소는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투자에 대한 리스크는 당연한 것이지만, 반대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할 경우 회계상 이점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가상화폐를 팔아 수익을 실현하기 전까지는 가격 상승이 장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과 함께 이 같은 회계상 난점이 부각되면서 기업 재무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가 지난 2월 기업 재무 담당 임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연내에 가상화폐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응답자는 5%에 불과했고, 84%는 절대 투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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