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사설] 300조 빚내 펑펑 뿌린 정권이 6·25 유공자 약값 없다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가 14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한 뒤 위족들을 만나고 있다. /신현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첫 공식 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용사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남편을 잃은 유족은 “(천안함 왜곡 등으로) 고등학생 아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울먹였다. 희생 장병 아버지는 “아들들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했다. 이 대표는 “누구보다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유족과 생존 장병은 여전히 ‘상처’와 ‘명예’를 호소하며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5·18 왜곡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는 만큼 천안함 피격 등도 편향 없이 가려야 한다”고 했다. 얼마 전 민주당 전 부대변인은 “천안함 함장이 자기 부하들을 다 수장(水葬)시켰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공격했다는 사실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천안함 폭침 책임을 공격한 북한이 아니라 피해자인 함장에게 돌리는 것이다. 함장이 ‘막말’ 징계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아무 조치도 안 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천안함 좌초설 등을 유포하던 사람의 요구에 따라 천안함 폭침을 재조사하려고도 했다. ‘북한 아닌 남 탓’을 하려는 게 정권 본심일 것이다. 최근엔 서울의 고교 교사가 “천안함은 세월호가 아니야 병X아. 십X아”라는 욕설까지 올렸다. 이게 이들의 속마음이다.

그런 한편으로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6·25 참전 용사들의 약값마저 제대로 지원하지 않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참전 유공자들이 약값을 받으려면 전국 6곳뿐인 보훈병원을 가야 하는데 거동이 어려운 80~90세가 대부분이라 30만원 남짓한 참전 수당을 근처 병원에서 약값으로 소진한다는 것이다. 연간 100억원 정도면 해결된다고 한다. 이 정권은 선거용으로 현금 수십조원을 살포하고 타당성 조사까지 없앤 매표(買票) 공사에도 막대한 세금을 퍼붓고 있다. 정권 4년 동안 낸 빚이 무려 300조원이다. 운동권 사람들을 유공자로 지정하고 가족에게까지 의료·교육 지원 등을 하는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만들려고도 했다. 그렇게 펑펑 뿌리면서 6·25 유공자 약값에 쓸 돈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6·25 때 나라를 지킨 진짜 유공자들은 이제 26만여 명만 남았고 매년 2만명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보훈은 전몰 군경과 유족을 돕는 데서 시작했다. 적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다 희생된 분의 공훈에 보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정권은 북한 침략을 막아낸 6·25 유공자와 북한 공격에 희생된 천안함 용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보훈을 우선시한다. 정권이 임명한 광복회장은 6·25 영웅 백선엽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천안함 유족은 아직도 눈물을 흘리고 6·25 참전 용사는 약값이 부족하다고 한다. 통탄할 일이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