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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서울시 ‘버려지는 지하수’ 활용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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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신축 등 지하공간 개발 때

‘유출 지하수’ 활용지침 첫 배포

소방·청소·조경용 등으로 재활용

하수처리비 등 비용 절감 기대

신축건물, 지하철 등 지하공간 개발이 증가하면서 공사 중 발생하는 ‘유출지하수’ 활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하수 전문가들과 환경부, 자치구 등의 의견을 모아 전국 최초로 유출지하수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수법’에 따라 건축물의 경우 하루 30t, 지하철의 경우 하루 300t 이상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하면 유출지하수 이용계획을 수립해 해당 구청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건축주들이 유출지하수의 활용방법을 몰라 하수도에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8만6000t의 유출지하수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16만6000t)보다 약 18%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하수도로 방류된 유출지하수량만 2400만t으로 이를 활용했다면 하수도요금은 약 96억원, 하수처리비용은 259억원이 절감됐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시는 유출지하수를 어떤 절차를 거쳐 활용할 수 있고 어느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지 기준과 방법, 관련 법령 등을 담은 ‘서울시 유출지하수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공공과 민간 모두 유출지하수의 활용도를 높여 기후위기 시대 버려지는 수자원 재활용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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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에는 유출지하수의 각 용도별 수질기준이 상세하게 담겼다. 지하수를 음용, 생활용, 농어업용, 공업용으로 사용할 때는 지하수법상 수질기준을 따르도록 했고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할 때는 ‘하수도법’ 및 ‘물환경보전법’상 규정에 따라 권고 수질기준을 설정했다. 유출량별로도 하루 50t 이하일 경우 생활용수, 51~100t의 경우 소방·도로청소용수로 사용하도록 했다. 유출지하수가 나온 지역이 하천 인근 500m 이내라면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할 수 있고 대형건축물 주변이라면 건물의 냉난방용수, 대규모 개발지역이면 공사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건축주들이 각 건축단계에 따라 유출지하수 이용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도 담겼다. 예컨대 공사 전엔 지반을 정밀 조사해 유출량을 예측하고 저감공법을 검토해야 한다. 공사 중에는 유출량을 측정하고 수질조사를 한 뒤 이용계획을 마련한다. 공사 후엔 주변 영향과 활용방안을 검토해 실행에 옮긴다. 건축주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난해 유출지하수 시범사업으로 한 양천공원 내 실개천, 녹지용수 등 재활용 사례와 서남병원 유출지하수를 민방위비상급수시설(음용수)로 지정한 사례 등도 소개했다.

서울시는 민간과 공공기관 모두 가이드라인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 홈페이지와 물순환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파일을 게시했다. 정보가 필요한 자치구와 기관, 업체 등이 참고할 수 있도록 책자로도 만들어 배포한다.

최진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서울시 유출지하수 활용 가이드라인은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오랜 고민과 노력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며 “올해 유출지하수 활용사업을 클린로드, 쿨링포그, 생태수 경관,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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