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대일로 대항 인프라 투자 놓고 시각차
구체적인 성명 이행 계획까지 도출하는데 실패
백신공여량도 "기존 약속분량 합친 것" 지적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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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조현의 기자]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올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통해 대중국 견제를 위한 공동대응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공조 문제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반중 공동 전선 구축’이라는 미국 측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각국은 국가별로 미묘한 온도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에 대항하기 위한 ‘더 나은 세계 재건(B3W)’ 인프라 투자 역시 세부 계획을 마련하는 데 난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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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권, 코로나19 기원설 등에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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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G7 정상들은 지난 11일부터 영국 콘월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마무리하고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1975년 G7 회의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중국을 직접 겨냥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G7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문을 통해 "신장위구르 지역의 인권과 자유, 홍콩의 자유와 자치를 지킬 것을 촉구함으로써 우리의 가치를 증진하겠다"며 "중국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요구대로 "중국에 코로나19 기원을 재조사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함께 포함됐다.
중국의 인권문제, 대만문제, 코로나19 중국기원설 등 미국과 중국 간 주요 분쟁요인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미국과 유럽국가들이 대중 견제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백신 10억회분 제공,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15% 합의,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해 G7 국가들 중심의 B3W 인프라 투자계획 등 다양한 국제공조들에 대한 협력도 재확인했다.
◇‘B3W’ 둘러싼 동상이몽...일대일로 표적 아니라는 유럽[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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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에 대한 미국과 유럽 간 시각차 또한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G7 정상회담 이후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은 B3W 투자계획에 대해 미국과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G7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B3W는 특정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닌, 가난한 나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년 독일에서 개최될 G7 회의에서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날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부터 시작된 유럽과 중국 간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양 대륙의 상호 번영을 목표로 삼은 것"이라며 "다만 우리는 중국보다 더 좋은 모델을 미국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며 중국과 달리 다른 조건없는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해 미국은 B3W가 중국의 일대일로를 막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못박고 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B3W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구축을 더는 중국에 맡길 수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회의에서 유럽국가들은 중국을 적대시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을 경쟁적인 파트너로 보는 시각이 강했으며, 미국이 중국을 과거 냉전식 사고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10억회분 공여는 생색내기?[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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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G7회의의 최대 성과로 꼽히는 전 세계 백신 10억회분 기부도 사실상 기존에 개별적으로 약속했던 지원 계획들을 합쳐놓은 데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위협이 아직 상존한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모두 아직 대량의 백신 공여를 할 여력이 없음을 함께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신 공여 일부 물량은 과거 주요 7개국이 지원을 약속한 코백스(COVAX) 등의 자금으로 구입하는 것"이라며 "실상 G7이 추가 제공한다는 백신 규모는 6억1300만회분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번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화이자 5억회분은 지난 2월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 백신 배분 프로그램 코백스에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뒤 "다른 나라들이 동참하면 추가로 20억달러를 더 내겠다"고 한 자금으로 구입할 예정이다.
EU의 1억회분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지난달 21일 "올해 말까지 중·저소득 국가에 최소 1억회분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물량이다. 화이자 백신 18억회분을 싹쓸이한 EU 집행위원회 주도의 기부가 아닌 EU 회원국 가운데 G7 소속인 독일(3000만회분), 프랑스(3000만회분), 이탈리아(1500만회분)의 개별적인 기부 규모까지 모두 합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은 "G7 성명 가운데 완전히 새로운 지원 계획은 영국의 1억회분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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