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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인기 스포츠’ 유료 OTT 증가…국민 ‘보편적 시청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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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서 ‘광고 본 뒤 무료로 경기 시청’ 기회는 갈수록 감소

OTT 업계, 중계권 경쟁 더 치열…‘월정료·가입’에 불만 쌓일 듯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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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액을 내고 가입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가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인기 스포츠 중계권이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스포츠 산업의 방향상 불가피한 흐름이지만 과거 포털사이트에서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던 때와 비교해 보편적 시청권이 제약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2일 프랑스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024년까지 프랑스 1부리그(리그1) 경기의 중계권(한 라운드 10경기 중 8경기)을 아마존에게 주겠다고 발표했다. 중계권료는 연간 2억7500만유로(약 3700억원)다. 아마존은 2006년 유료 회원을 대상으로 ‘프라임 비디오’라는 OTT를 내놓고 US오픈 골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등 인기 스포츠 중계로 가입자를 늘려왔다. 최근 약 12조원에 향후 10년간 미식축구연맹(NFL) 경기 온라인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CJ 계열 티빙과 쿠팡이 만든 쿠팡플레이가 스포츠 중계권에 집중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 12일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를 중계하고 있다. 총 51경기 중 31경기는 tvN, XtvN 등 TV 채널과 함께 중계하지만 20경기는 티빙에서만 독점 중계한다. 경기 후 다시 보기 및 하이라이트 영상도 티빙에 가입해야 볼 수 있다. 티빙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아시아 최종예선과 테니스 프랑스오픈 경기도 중계한다.

쿠팡플레이는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와 김연경 선수가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국제배구연맹 여자 네이션스리그를 온라인에서 독점 중계하고 있다. 쿠팡은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내달 개막하는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중계권을 다투고 있는데, 업계에선 공격적인 협상으로 쿠팡이 중계권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온라인상에서의 스포츠 중계 주도권이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OTT로 넘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청자들은 포털사이트에서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월정액을 내고 OTT에 가입해야 볼 수 있는 스포츠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티빙과 쿠팡플레이 입장에선 넷플릭스에 비해 영화·드라마 콘텐츠가 적은 약점을 뒤집을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세계적인 스포츠 채널 ESPN을 소유한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진출하면 OTT 간 스포츠 중계권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OTT의 폐쇄성이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과 상충한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선 ‘손흥민 경기’와 류현진·양현종·김광현 선수가 나오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경기 영상을 포털사이트에서 볼 수 없게 된 데 대한 불만이 많이 표출된다. 도쿄 올림픽의 온라인 중계권을 쿠팡이 따낸다면 비슷한 불만이 재현될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경우 통신3사와 포털사(네이버·카카오) 연합이 중계권을 가진 2023년까지 무료 시청과 재생이 가능하지만 이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13일 “중계권료가 높아져서 광고 수익에 기반한 포털이 중계권을 따내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스포츠 경기를 유료로 보는 흐름은 받아들여야겠지만 국민적 관심이 모인 경기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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