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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엔비디아가 다 먹게 둘 순 없다”...빅테크 모두 ‘AI칩 전쟁’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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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시장 80% 장악에 공급 부족
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 이어 자체 설계
팹리스 업계 위축, 삼성등 파운드리엔 호재


매일경제

[사진 = 연합뉴스]


애플이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AI) 추론 칩 개발에 뛰어든 까닭은 빅테크간 벌어지고 있는 ‘AI 전쟁’과 무관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를 비롯한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빅테크 기업이 이미 일찌감치 AI 칩을 내놓은 상태에서, 애플 홀로 뒤쳐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로써 애플까지 참전하는 ‘매그니피센트7’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I 칩은 AI모델 학습과 추론에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AI 추론 칩 성능에 따라 AI 서비스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각종 서비스를 하고 있어 향후 AI 모델 출시에 앞서 자체 칩이 필요한 셈이다.

애플은 앞서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A시리즈와 맥의 중앙처리장치(CPU)인 M시리즈 반도체에 AI를 처리하는 애플뉴럴엔진(ANE)을 탑재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에 들어가는 AI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셈이다.

데이터센터 AI 칩까지 개발에 나선 까닭은 따로 있다. 스마트폰과 PC에서 생성형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AI’는 아직 현실적인 한계를 해결하지 못했다. 속도가 느릴뿐만 아니라 AI의 성능도 뛰어나지 않다. 애플이 구글의 ‘제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와 협업해 경쟁사 제품을 아이폰에 탑재하려고 시도한 이유다. 제미나이와 챗GPT는 모두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에 있는 AI반도체를 통해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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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DB]


애플은 현재 비용과 속도가 중요한 ‘추론용 AI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이나 맥 유저들이 AI를 사용할 때 다른 경쟁 스마트폰이나 PC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물량 부족이다. 몇 개월전만 하더라도 엔비디아 AI칩인 5000만원대의 H100을 주문해서 받는데 까지 걸리는 ‘리드 타임’이 50주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디아의 고객이면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MS,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자체 AI반도체를 설계하는 이유다. 비싸고 주문받기 어려운 엔비디아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신들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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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팀 쿡 CEO [로이터 =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서버용 AI반도체를 직접 만들면 AI와 반도체 시장의 셈법은 한 단계 차원이 더 복잡해진다. 애플은 자사 제품에서 AI가 작동될 때 사용하는 데이터센터에 자신들이 설계한 AI반도체 설치를 강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되면 그만큼 엔비디아나 빅테크들은 AI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된다. 애플이 개인용 컴퓨터인 맥에 자체설계한 M 반도체를 탑재한 이후 인텔의 CPU 매출이 줄어든 것과 비슷하다. 반도체 설계 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이날 애플이 AI반도체를 자체 개발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터5(DDR5) 를 비롯한 고부가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안기현 반도체협회 전무는 “애플이 AI칩을 개발하더라도 이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곳은 한국과 대만 정도”라며 “결국에는 AI칩 고객사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한국 반도체업계에는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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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업계도 수혜를 예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를 놓고서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AI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534억 달러에서 올해 671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2027년에는 119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공급 부족이 해소되면,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IT 기업들이 보다 저렴하게 AI칩을 구매해 AI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안 전무는 “여러 기업이 AI칩 개발에 나설수록 가격은 낮아질 것”이라며 “AI칩이 필요한 네이버·카카오 입장에선 엔비디아 독점이 해소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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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 주요 테크기업들은 커지는 AI 시장을 위해 자체 AI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 다만 각 기업들마다 이를 만드는 목적은 다르다. MS, 구글, 아마존 같은 기업은 자체적으로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목적과 함께, AI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기위한 목적이 크다. 반면 메타는 자체적인 AI 학습과 내부 사용을 위해서 AI반도체를 만들었다. 테슬라도 자율주행차량 학습을 위해 도조 D1 반도체를 개발했다.

엔비디아, 인텔, AMD 같은 전통 반도체 기업들은 데이터센터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AI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가장 큰 고객이기 때문에 이들이 AI반도체를 직접 만들 경우 매출이 줄어든다. 한국 삼성전자가 만들고 있는 AI반도체 마하-1도 결국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게 판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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