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G7 정상회담

대중국 시험대 오른 바이든…G7에 中 강제노동 강력규탄 요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방 백신외교 주도…중국 일대일로 대항용 '더 나은 세계재건' 구상 출범

미 대중 압박 요구에 G7국가 간 이견…외신 "노골적 반중블록 경계 국가도 있어"

연합뉴스

영국 콘월 바닷가서 기념사진 촬영하는 G7 정상들
[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인 영국의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대(對)중국 강공책을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도착 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일성을 내던진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규합과 다자주의를 기치로 중국을 겨냥한 포위망 구축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최대 적수로 규정한 미국과 달리 일부 정상은 일정한 온도 차를 보여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견제 전선 구축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은 G7 정상회의 무대에서 미국이 현안을 주도하고 있다고 자찬하며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하는 모습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국에서 한 기자회견을 통해 전염병 대유행 극복을 위해 5억회 접종분의 화이자 백신 기부 계획을 발표하며 G7 국가들의 10억회 접종분 제공 구상을 이끌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미국의 '백신 독식' 비판을 완화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백신을 해외에 적극 제공한 중국, 러시아에 비해 '백신 외교'에서 뒤처진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이 G7의 글로벌 인프라 투자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힌 것도 중국 견제용이다.

B3W는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응해 G7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서, 중국의 팽창을 막기 위한 경제영토 확장 경쟁에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진영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미국은 인권을 고리로 한 대중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을 겨냥한 중국의 강제노동 관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는 것이 외신의 보도다.

바이든 대통령은 "강제노동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욕이자 불공정한 무역 경쟁의 악랄한 사례라는 점을 전 세계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중국 제품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미 당국자 발언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천양지차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중국과 충돌했지만 동맹 규합이 아니라 주로 미중 간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구도였다.

이는 동맹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고리로 방위비 증액 요구를 넘어 미군 철수 엄포까지 불사하고 '미국은 돼지저금통이 아니다'라며 동맹과 통상 마찰을 반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불가피한 선택지였을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하고 동맹 복원과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중국을 협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 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이런 구상을 펼칠 첫 기회이자 시험대인 셈이다.

연합뉴스

G7 지도자 가면 쓰고 정상회의 풍자하는 NGO 활동가들
(팰머스 AP=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콘월 지역 항구도시 팰머스 해변에서 11일(현지시간) G7 지도자들의 가면을 쓴 비정부기구(NGO) 활동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주사기로 줄다리기를 하며 정상회의를 풍자하고 있다. G7 지도자들은 이날부터 13일까지 인근 카비스 베이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해 코로나19 사태, 기후변화, 외교정책과 경제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sungok@yna.co.kr



일단 G7의 다른 국가들은 중국 견제라는 큰 틀에 동의하며 미국의 생각에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온도 차가 나거나 이견이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강제노동 관행을 규탄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AP 통신은 일부 유럽 국가가 중국과 분열을 우려해 주저한다며 G7 정상이 이런 조처를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B3W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고, 궁극적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질지는 당장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의도에 휩쓸려 대중 강경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이 여전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G7이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노선을 취하라고 요청하지만 모든 동맹이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수백만대의 자동차를 중국에 수출하는 독일, 중국의 이웃이자 교역 상대국인 일본, 일대일로에 동참한 이탈리아를 예시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G7이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려는 미국의 강한 압력에 옥신각신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좀 더 매파적인 자세를 취하려 하지만 일부 다른 정상은 G7이 노골적인 반중 블록으로 비칠 위험성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