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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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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쎈 롤챔스] '명장' 김정균의 고뇌와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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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종로, 고용준 기자] "쉽지 않죠.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고요. 최선을 다할 뿐이에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지도자로, 국제 대회를 갔다오면 겪는 시간적 압박에는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담원 기아를 이끌고 2년 만에 나선 MSI 무대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LCK에 롤드컵 시드 한 장을 추가로 안겨준 그는 자가격리와 짧은 준비기간 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또 한 번 자신의 이름값을 확인시켰다.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담원 기아는 11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T1과 1라운드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1세트를 기분 좋은 완승을 올리면서 디펜딩 챔프의 저력을 보였지만, 상대의 거센 공세에 2세트를 내줬고, 초반 상대의 공세에 라인 구도가 무너지면서 끌려가던 3세트를 극복하면서 팀 개막전 승전보를 울렸다.

개막전의 중요성과 T1 이라는 강적의 무게감을 고려하면서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귀중한 승리였다. 승부의 세계에서 쉿덩이 같은 부담감은 떨쳐낼 수 없음에도, 김정균 감독은 선수들 앞에서는 항상 미소를 잃지 않았다.

▲ 승부사 김정균의 고뇌
어찌보면 김정균 감독에게 지도자의 길은 운명과 같았다. 우리 나이로 스물 여섯에 나선 프로게이머의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2를 거쳐 '리그 오브 레전드' 초창기 시절 경기에 나섰지만 그에게는 '한국 롤판 최초 방출자'나 '방출의 마법봉'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그럼에도 '하나를 파면 끝장을 보는' 그의 열정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게 했다. T1 LOL팀 초대 사령탑인 최병훈 감독과 함께 LOL e스포츠 사상 전무후무한 사상 첫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3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선수로 피우지 못한 재능을 지도자로 제대로 보여줬다. 5년전 '2016 LCK 스프링' 우승 당시 언급했던 "부진은 있어도 몰락은 없다"는 김 감독의 말 역시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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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3회, MSI 2회 우승 뿐만 아니라 LCK에서도 여덟 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의 지도력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그가 고민이 없을 수 없다. 2021시즌에 앞서 담원을 맡을 때도 그는 지도자로 승부의 세계의 냉정함을 알기에 고뇌도 깊어졌다.

MSI를 끝내고 귀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 기간 자택이 아닌 연습실에서 선수들과 시즌 준비에 나선 까닭도 김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지도자의 숙명이고 고뇌일 뿐일지 모른다.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부담감 보다는 이후 경기들을 고려해 길게 보고 가고 있다. 첫 시작은 아쉬워도 마지막까지 경기에 나서 웃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시즌 첫 경기를 이겨서 기분 좋다. 이틀 뒤 또 경기가 있지만 더 준비를 잘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답인 것 같다."

▲ 명장의 숙명
담원은 서머 스플릿 팀 개막전을 MSI 참가로 인해 첫 경기를 가장 늦게 치르는 5번 슬롯에 배정받았다. 그로 인해 이틀의 시간을 벌었지만,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럼에도 그는 조금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추지 않았다. 자가격리 기간 쉽지 않았던 시즌 준비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선수들과 주어진 시간,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오랜만에 경기장에 오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경기라 절로 기분이 좋더라. 예전 생각도 떠올랐다"고 담담하게 경기 전 첫 경기에 들어가기 전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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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해 보이는 그의 표정이지만 김정균 감독의 시선은 예전부터 롤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김)동하가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 처럼 30% 정도 팀 합이 올라온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마지막에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담원 기아에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팬 분들의 응원이 정말 큰 힘이 된다"고 팀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김정균 감독은 "선수단 전체가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코치와 선수들에게 고마움이 크다.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사무국과 회사에도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성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감사인사와 자신에게 주어진 명제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명장'으로 주어진 숙명을 아는 김정균 감독이 이번 여름 어떤 드라마를 써내려갈지 기대할 수 밖에 없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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