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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SMC, 일본에 반도체 공장 검토…파운드리 독주체제로 삼성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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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대만 TSMC 팹16. /TS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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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일본에 반도체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착공에 이어 일본에까지 반도체 공장을 지어 대만-미국-일본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삼각편대’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게 TSMC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일본 큐슈 중부 구마모토현에 12인치(300㎜) 웨이퍼 반도체 공장(팹) 건설을 검토 중에 있다. 새 공장은 16㎚(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와 28㎚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초미세공정의 주력 선폭인 5㎚급은 아니지만, 해당 선폭으로 만들어지는 반도체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용에 꼭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닛케이는 “TSMC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자는 일본 정부의 제안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아직 (공장 건립이) 확정되거나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TSMC가 일본에 파운드리 팹을 지으면 이는 해당 지역의 첫 공장이 된다. 일본은 지난해 기준으로 TSMC 전체 매출의 4.7%를 차지하는 주요 시장 중 하나다.

TSMC의 일본 반도체 공장 건립 검토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내수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성이 지난 1일 TSMC에 190억엔(약 2000억원)의 보조금 지원 방침을 밝힌 것도 결국 이런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TSMC가 도쿄의 동쪽(칸토)에 위치한 이바라키현에 짓겠다는 연구개발(R&D) 시설에도 국고를 지원하기로 했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올해 반도체 생산 체제를 정비하기 위한 민관 공동사업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반도체와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산업정책을 입안할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검토회의’도 가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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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월 12일 백악관에서 반도체·자동차·테크 기업 경영진과 화상 회의를 하며 반도체 핵심 소재 웨이퍼(둥근 원판)를 손에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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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미국에도 천문학적인 투자를 통해 공장을 다수 지을 예정이다. 지역 구도로 보면 대만과 미국, 일본으로 이어지는 TSMC의 생산 사슬이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압박하는 모양새다. TSMC는 현재 13조원 규모의 애리조나 5㎚ 신규 팹 착공에 들어간 상태다. 해당 공장이 다 지어지면 3㎚ 공정 팹 건설에도 들어간다.

삼성전자 역시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팹을 미국에 건설할 예정이지만, TSMC에 비해 투자 규모가 너무 작다는 비판이 나온다. 게다가 삼성전자의 경우 어떤 공장을 어디에 지을지 구체적인 투자 계획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TSMC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의 밀월 관계도 깊어지는 모양새다”라며 “TSMC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미국, 일본과의 연대를 강화해 파운드리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가 56%로 1위, 삼성전자는 18%로 2위다. TSMC의 점유율이 2년간 8.9%포인트 오를 때, 삼성전자는 1.1%포인트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지영 기자(j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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