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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시중은행 가상화폐 제휴, 실명계좌 '노' 수탁사업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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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 제휴 없는 시중銀, 수탁사업 등 간접 진출 모색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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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가상화폐를 둘러싼 뜨거운 논란 속에도 주요 시중은행의 직·간접적인 관심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자금세탁 등 법적 리스크가 큰 실명계좌 제휴에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커스터디(수탁) 사업 등 업무제휴 등 간접사업에는 관심이 높다. 이는 가상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 기술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가상화폐 거래소와 실명계좌 제휴가 없는 주요 은행들은 업무제휴 등을 통해 '가상화폐 수탁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은행은 앞서 가상화폐 거래소와 직접적 제휴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자금세탁·해킹 등은 물론 최근 가상화폐 가치 변동성도 극대화하며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실명계좌 제휴 대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비해 가상화폐 거래소와 간접적으로 손을 잡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해시드 등과 손잡고 '디지털 은행의 역할'을 목표로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업체 한국디지털에셋(코다)를 설립했다. 코다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지난달 17일 게임사 위메이드 등과 비트코인 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우리은행도 커스터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관련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빗썸과 커스터디 등 디지털자산 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100% 출자한 우리펀드서비스 역시 가상화폐 거래소 '지닥'이 운영하는 피어테크와 협력해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을 선보였다. 가상화폐를 보유한 기업의 회계·세무·매매 등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서비스다.


은행들이 커스터디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직접적 가치보다는 내재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으로 보면 된다"며 "보안과 투명성 측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향후 전 금융권에서 가장 활발히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7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가상화폐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나 쉽고 빠르게 돈을 보낼 수 있는 해외송금서비스 도입을 검토했던 바 있다.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유통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커스터디 사업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가 향후 CBDC 사업에서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오는 8월부터 약 50억원을 들여 CBDC 기본 기능 등에 대한 모의연구를 진행할 사업자 선정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이 입찰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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