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도 전국민 재난지원금 방점 찍은 듯
향후 세수 악화 가능성에 전문가들 우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세종), 장세희 기자] 예상 수준을 웃도는 세수풍년에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규모가 당초 논의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정이 국세수입 호조세를 감안해 지원 대상과 규모를 검토중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역시 ‘국민 모두’를 지원 대상으로 언급하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재정 수지가 여전히 수십조원의 적자를 기록중이며, 올해 금리 인상 등이 단행되면 세수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추경안과 관련해 "예상보다 늘어난 추가세수를 활용한 추경편성을 포함해 어려운 기업과 자영업이 활력을 되찾고 서민소비가 되살아나며, 일자리 회복 속도를 높이는 등 국민 모두가 온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포용적 경제회복 위해 총력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현재 당정이 줄다리기 중인 지원대상과 관련해 청와대가 사실상 전국민 재난지원금에 방점을 찍은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추경안과 관련해 "민생경제 활성화를 위해 재정 역할을 보다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세목에서 증가…32.7조원 더 걷혀=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간한 재정동향 6월호에 따르면 모든 세목에서 세수가 증가했다. 소득세와 법인세는 각각 36조7000억원, 29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조9000억원, 8조2000억원 더 걷혔다. 부가세 수입은 34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조9000억원 늘었다. 교통세와 관세도 각각 2조6000억원, 관세도 2000억원 증가했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과 기금수입이 16조2000억원 각각 증가하면서 전체 총수입은 51조3000억원 늘어난 217조7000억원을 나타냈다.
하지만 재정여력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재정수지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4월(누계기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0조4000억을 기록했다. 세수가 늘어 작년(-56조6000억원)보다 적자 폭이 16조1000억원 줄었지만, 향후 추경을 통한 지출규모가 커질 것을 고려하면 안정적 수준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또 4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88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846조9000억원) 6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3차 추경 당시 연말 채무가 93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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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여력 돌려준다는 2차 추경= 올해 4월까지 지난해보다 33조원에 가까운 세수가 더 걷히면서 32조원 규모의 폭 넓은 경기회복용 추경안을 요구하는 여당의 주장에는 더욱 힘이 실릴 전망된다. 여당은 현재 가구가 아닌 개인별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30만~50만원 수준의 여름휴가비 지원 방안까지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 규모와 대상을 두고는 이견이 있지만, 당정은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추경안을 짜겠다는 데에는 합의를 본 상태다. 다만 기재부는 이월납부와 납부유예 등의 세정지원 기저효과로 늘어난 세수를 제외하면 23조9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라며 초과세수가 크지 않다는 점을 이날 브리핑에서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세수가 보수적으로 예측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올해 금리 인상 여부에 따라 지난해 자산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증가했던 세수가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는 부분도 리스크다. 기재부 관계자 역시 재정동향 관련 브리핑에서 "경기 회복과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최근 주택매매거래량과 증권거래대금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언급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세수를 바로바로 나눠줘버리는 것은 무계획적인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종료된 이후의 자영업 부실 등을 어떻게 개선시킬지 등에 대한 장기적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장도 "향후 이자율이나 인플레이션 여부에 따라 자산시장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어, 관련 세수도 변동폭이 클 수 있다"면서 "기존의 양적 완화를 어떻게 줄여나갈것인지 등 거시 정책에 영향을 받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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